‘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부당’ 손배소 주주 26명 패소…“위법성 인정 안 돼”
중앙일보
2026.10.28 20:07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부당하게 이뤄져 손해를 입었다며 삼성물산 개인 주주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이 삼성물산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부장 김석범)는 29일 삼성물산 주주 심모씨 등 26명이 삼성물산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삼성물산과 당시 경영진 및 이 회장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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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경영권 승계만을 위한 합병 아냐…불공정 증거 없어”
재판부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오로지 이 회장의 삼성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합병비율 산정 과정에도 위법성이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합병비율은 자본시장법에 따른 주식가치 기준으로 외부 전문기관의 평가를 거쳐 산정된 것”이라며 “주가가 의도적으로 조작됐거나 법령상 금지행위가 개입됐다는 등의 특별한 정황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두 회사의 자산 규모와 기업가치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합병 자체를 불공정하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는 취지다.
삼성물산 이사들이 합병안을 형식적으로 승인했다거나 국민연금공단의 부당한 지시로 합병에 찬성했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삼성물산 이사들은 회사의 재정 상황과 합병에 따른 이익 등을 충분히 검토한 뒤 회사의 경영상 이익을 위해 합병을 승인했다”며 “이 과정에서 이해충돌이 발생했거나 주의의무 및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주주평등원칙 위반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합병 이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별개의 회사였으므로 양사 주주들을 동일하게 대우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주주평등원칙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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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합병비율 놓고 소송…이재용 형사재판은 무죄 확정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2015년 5월 삼성물산 주식 약 3주를 제일모직 주식 1주와 교환하는 비율로 합병을 결의했다. 같은 해 7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통과됐고 9월 1일 합병이 완료됐다.
이번 소송의 원고들은 당시 합병비율에 따라 기존 삼성물산 주식 1주당 통합 삼성물산 보통주식 약 0.35주를 배정받았다. 이들은 해당 주식을 계속 보유하거나 이후 처분했다.
주주들은 합병이 이 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부당하게 추진됐다고 주장했다. 이를 근거로 2020년 약 2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합병 과정에서 배상 책임을 인정할 만한 위법행위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 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추진 과정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혐의로 형사재판에 넘겨졌으나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한영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