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기 전 악수 하고 있다. 2026.10.29 청와대사진기자단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수주를 놓고 맞붙었던 한국과 독일이 국방·방산 협력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강화된 전략적 동반자 관계’(Enhanced Strategic Partnership)를 수립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담 후 공동 언론발표에서 “양국은 국방 당국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조속히 추진해 국방·안보 협력의 제도적 기반을 강화해 갈 것”이라며 “우리 방산 기업들이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과 합작 투자 및 공동 개발 등 장기적 파트너십을 맺는데 깊은 관심이 있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국이 보유한 우수한 방산기술과 산업역량을 바탕으로, 방산기업 간 호혜적 협력의 기회를 적극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첨단산업 분야 협력도 강화한다. 두 정상은 공동 연구와 산업 프로젝트 발굴, 기술·표준 협력을 본격화하기로 뜻을 모으고 양국 간 기술·정책 협력을 확대하는 ‘경제·하이테크 파트너십 프레임워크’를 체결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핵심 광물 및 에너지 안보 분야의 협력을 강화해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응할 기반을 마련했다”며 “EU가 추진 중인 ‘산업 가속화법’과 관련해 한국이 EU 역내국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기업들이 더욱 투명하고 공정한 환경에서 투자와 경제협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한·독 이중과세 방지협정 개정 의정서’도 채택했다.
이 대통령과 메르츠 총리의 정상회담은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두 정상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변함없이 협력해 나가기로 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 자유무역 질서 등 주요 국제 현안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메르츠 총리는 공동 언론발표에서 “북한 군인이 돈바스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싸우면, 그것을 통해서 유럽의 자유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 결국 모스크바가 평양에 무기를 공급하면 그 영향이 유럽에 미치게 되는 것”이라며 “한국의 안보는 유럽의 안보와 직접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두 정상의 공식 만찬에는 양국의 경제 협력 증진을 위해 독일 경제사절단과 한국 기업인 60여명을 초청해 진행됐다. 한국에선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장인화 포스코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등 21명이, 독일에선 롤란트 부쉬 지멘스 최고경영자(CEO) 등 29명이 참석했다. 만찬에는 한국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 D&A, 독일의 디엘 디펜스와 퀀텀시스템즈, 에어로데이터 등 양국 방산기업 CEO급 인사들도 참석해 방산 협력 대화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