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제4회 지방선거 때다. 경북도의원 포항시 제2선거구에 한자 이름까지 똑같은 2명의 백남도 후보가 출마했다. 무소속인 점까지 같았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서울 구로구의원 마선거구에 출마한 후보 이름이 더불어민주당도 국민의힘도 김철수였다. 한 명을 뽑은 포항에서는 둘 다 낙선했고, 중선거구라 2명을 뽑은 구로에서는 둘 다 당선했다.
이름이 같은 건 우연이지만, 그게 조작이라면 다른 얘기다. 다음 달 3일 미국 알래스카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댄 J 설리번이라는 전직 교사가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다. 공화당 댄 설리번 현역 의원과 민주당 메리 펠톨라 후보 간 대결이 박빙이라 동명이인 후보는 큰 변수로 떠올랐다. 공화당 쪽은 “혼란을 노린 공작”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28일 뉴욕타임스(NYT) 보도로 새 국면이 열렸다. 펠톨라 캠프가 동명이인 후보 출마를 논의했다는 내용이다.
법적으로 동명이인의 출마를 막을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 유권자의 착각을 노리는 비열한 선거 전략인 셈인데, 비슷한 전례도 있다. 2020년 미국 플로리다주 상원의원 선거 당시 공화당 측 한 인사가 민주당 호세 하비에르 로드리게스 현역 의원과 이름이 비슷한 유령 후보를 출마시켜 표 분산을 유도했다. 유령 후보가 6000여 표를 얻으면서 공화당 후보가 32표 차로 당선했다.
선거 열세로 고전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NYT 기사를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며 민주당을 비난했다. 눈엣가시처럼 여기며 배척하던 NYT지만, 자신의 입맛에 맞는 기사가 나오니 우군이라도 만난 양 반색한 것이다. 국내로 눈을 돌리니 우군으로 여겨졌던 진보 매체와 이재명 대통령이 글자 두 자(‘크게’)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 눈에 띈다. 대통령에게 언론이란 영원한 우군일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는 관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