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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집·경비원 할 겁니까” 부고 문자 후 깨달은 퇴직의 진실

중앙일보

2026.10.29 13:00 2026.10.29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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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경비원·치킨집·편의점은 한번 더 생각해보세요”

2016년, 정년퇴직을 10년 앞두고 있던 공무원 김부규씨. 먼저 퇴직한 선배들은 만나기만 하면 “퇴직 준비와 노후 설계, 이 두 가지에 집중하라”며 입이 닳도록 조언했다.

하지만 “그 퇴직 준비는 대체 어떻게 하는 건가요?”라는 물음에 속 시원히 답해 주는 이는 드물었다.

사실 김 씨는 40대까지만 해도 퇴직 후에 반드시 일해야 한다는 생각은 없었다. 이미 공무원연금과 개인연금, 저축 등으로 퇴직 후에도 월 350만 원 정도의 현금 흐름을 만들어 뒀기 때문이다. 아내 역시 퇴직하면 국민연금을 조기 수령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김씨 부부는 나이 칠팔십 넘어 돈이 더 필요하면 주택연금으로 생활하면 된다고 여겼다.

김부규씨는 퇴직한 선배와 지인들의 부고 문자를 받고 "사람은 존재감으로 산다"는 사실을 깨닫고 퇴직 후에도 일을 계속하기로 마음먹었다. 김경록 기자

김부규씨는 퇴직한 선배와 지인들의 부고 문자를 받고 "사람은 존재감으로 산다"는 사실을 깨닫고 퇴직 후에도 일을 계속하기로 마음먹었다. 김경록 기자


이런 김씨의 생각을 180도 뒤집어놓은 계기가 있다. 바로 ‘부고 문자’였다.

" 한 번은 인터뷰하려고 열심히 설득 중이던 분의 휴대전화 번호로 문자가 왔기에 얼른 확인했더니, 부고더라고요. 심장마비로 전날 새벽에 숨이 멎었다는…. "

직장 다닐 땐 건강했던 선배들이 퇴직 후 여기저기 아프다고 하더니, 다음 만남엔 병원 신세를 진다거나 몸져누웠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러다 얼마 지나지 않아 덜컥 부고 문자가 날아오는 일이 적지 않았다.

" 참, 먹먹하더라고요. 이분이 소방안전관리자 자격증을 따서 퇴직하자마자 빌딩 시설 관리자로 재취업했어요. 그 스토리를 듣고 싶어 인터뷰를 설득했는데 한사코 거절하시더군요. 돌아가신 뒤에 알고 보니 혈액암이었어요. 향년 62세였죠. 그렇게 가시기엔 너무 젊은 나이 아닙니까. "

때마침 퇴직을 앞둔 김씨도 건강 적신호가 감지됐다. 건감검진에서 관상동맥 석회화 지수가 고위험군에 속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대학병원에 갔더니, 혈관 몇 곳이 70% 이상 막혀 있어 서둘러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

‘부고 문자’로 깨달은 퇴직의 진실

」

주변의 예상치 못한 부고에 충격을 받은 데다 자신의 몸마저 경고 신호를 보내자, ‘퇴직 후 부고’가 남 일 같지 않았다. 가족들에게 “혹여 내가 죽거든 납골당 같은 건 하지 말고, 화장해서 고향 통영의 앞바다에 뿌려 달라”는 당부까지 남겼다. 인생 2막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 것도 이 무렵이었다.

“이때 제 깨달음은 이런 거였어요. ‘아, 사람은 존재감 하나로 사는구나.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가 무너지면 한순간에 사라져버릴 수 있구나. 그래서 저도 인생 2막에 작더라도 반드시 내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바꾸게 됐습니다.”

퇴직 후 무슨 일을 할지 막막했던 김씨에게, 인생 선배들과의 인터뷰는 한 줄기 빛이었다. 화물운송업, 양봉업, 철학원, 요양보호사, 시설관리인, 심마니 등 다양한 직업 세계를 탐구할 기회를 얻었다.

김부규씨는 인터뷰할 때 거의 항상 취재원의 일터로 달려가 함께 땀흘려 일하며 대화를 나눴다. 사진은 화물차 운전을 하는 취재원과 함께 상하차하는 모습. 사진 김부규

김부규씨는 인터뷰할 때 거의 항상 취재원의 일터로 달려가 함께 땀흘려 일하며 대화를 나눴다. 사진은 화물차 운전을 하는 취재원과 함께 상하차하는 모습. 사진 김부규

인터뷰를 진행할 때는 철칙도 세웠다. 반드시 취재원의 일터에 직접 찾아가 그의 일을 도우며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화물운송업 하시는 분을 만날 땐, 화물차 조수석에 동승해 이른 아침 인천 사료공장에 가서 사료 50부대를 실었죠. 그리고 충남 아산의 축산 농가에서 사료 내리는 일을 전부 함께 했고요. 귀촌해 고추 농사를 짓는 분을 만날 땐 비닐하우스에서 함께 일하고 양봉업자를 인터뷰할 때도 일손을 도우며 이것저것 물었습니다.

김씨 눈에 가장 열악해 보이는 직업도 눈에 띄었다. 아파트 경비원, 그리고 치킨집·편의점이었다.

(계속)

“재산이 많으면 인생 2막에 실패해도 괜찮겠죠. 근데 집 한 채와 퇴직금이 전부인 사람은 단 한 번의 실패에도 노후가 무너집니다.”

김씨는 아파트 경비, 치킨집, 편의점에서 일하며 무엇을 목격했기에 퇴직 후 뛰어들지 말라고 경고했을까.

“이 직업은 정말 블루오션이더라.”

반대로 65명의 은퇴자를 만난 그가 찾아낸 ‘퇴직 후 최고의 직업’은 무엇일까. 소자본 투자에 짧은 근무시간, 쏠쏠한 수익까지 갖춘 이 직업의 정체와 퇴직 5년 전부터 반드시 해야 할 일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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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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