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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ing&Food] 인천 송도에 분 ‘제주 바람’오감으로 즐기는 섬 여행

중앙일보

2026.10.2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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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공사, 도심 팝업으로 수도권 관광객 공략


로컬 미식·체험으로 사계절 매력 알려
지역화폐 ‘탐나는전’으로 방문 유도
역사·문화 담은 ‘제주 헤리티지’ 선봬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인천 송도 현대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열린 제주 팝업 풍경들.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인천 송도 현대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열린 제주 팝업 풍경들.


인천 송도에 때아닌 제주 바람이 불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수도권 대도시의 잠재 관광객을 직접 찾아가는 ‘대도시 팝업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한 현장이다. 지난해 더현대 서울을 시작으로 여주 신세계아울렛, 기장 신세계아울렛, 스타필드 수원, 코엑스에 이어 올 하반기에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을 찾았다.


최근 주 2회 운항 중인 인천~제주 직항 노선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동시에, 현대프리미엄아울렛에서 기획한 송도시티여행과 연계해 10월 부산팝업을 시작으로 인천, 제주 팝업 등 연이어 지역 관광 홍보가 이뤄지면서 로컬 협업의 장이기도 했다.


행사장은 크게 세 가지 테마존으로 나뉘어 관람객을 맞았다. 첫 번째 존은 제주 로컬 브랜드의 시식이 끊이지 않은 ‘로컬미식(TASTY ZONE)’이었다. 이어 온 가족이 즐기는 참여형 게임과 이벤트가 펼쳐진 ‘로컬체험(PLAY ZONE)’, 제주의 계절 정취와 새로운 관광 트렌드를 소개하는 ‘로컬문화(CULTURE ZONE)’가 광장을 메웠다. 관광지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주에서 맛보고 경험하고 즐길 수 있는 요소를 한자리에 모아, 여행지로서 제주의 매력을 입체적으로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말 가족과 함께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을 방문했다가 팝업 이벤트에 참여한 이종민(49) 씨는 “여름에 가족과 함께 제주도를 방문했다. 그런데 제주의 새로운 여행지 트렌드를 소개하는 코너에서 가보지 못한 곳이 많았다”며 “마지막에 경품으로 5만원 지역화폐(탐나는전)를 뽑았다. 2박 3일 일정으로 겨울방학에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제주라는 장소의 이야기를 일상에서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든 제주 헤리티지 상품들. 조선 시대 제주의 마을 풍경을 담은 ‘탐라순력도’로 포장지를 만들었다.

제주라는 장소의 이야기를 일상에서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든 제주 헤리티지 상품들. 조선 시대 제주의 마을 풍경을 담은 ‘탐라순력도’로 포장지를 만들었다.


이날 이벤트는 특정 성수기에 쏠린 여행 수요를 분산하고, 수도권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접점에서 사계절 제주의 매력을 전달하기 위해 기획됐다. 여행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 직접 체험하고 참여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여행 동기를 발견하도록 한 것이다. 제주를 이미 다녀온 사람에게는 다음 여행의 이유를, 아직 방문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첫 여행의 계기를 제시하는 방식이다.


현장에서 만난 제주관광공사 윤수지 과장은 “제주 방문의 해 콘셉트로 운영 중인 ‘더 제주 포시즌(The Jeju Four Seasons)’은 제주의 봄·여름·가을·겨울 언제든 사계절을 즐길 수 있는 제주 관광 브랜딩”이라며 “대도시 제주 관광 팝업은 단순 박람회 홍보 방식에서 벗어나, 젊은 세대와 가족 단위 실수요자가 모이는 도심 유통 거점으로 파고들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장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것은 단연 ‘제주 지역화폐(탐나는전)’ 경품이었다. 윤 과장은 “실질적인 여행 유인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역화폐를 리워드로 연계했다”며 “탐나는전은 5년 동안 제주 현지에서만 쓸 수 있어, 현장에서 4~5인 가족이 당첨되면 바로 ‘올겨울 제주 여행 가자’는 반응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팝업에서 지급한 선불카드 금액 중 연말까지 50% 이상이 제주에서 소비되는 등 실제 방문과 지역 상권 소비로 직결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여행의 계기를 만드는 것이 탐나는전이라면, 제주를 기억하고 다시 찾게 하는 것은 그 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고유한 경험과 상품이다. 현장에서는 관광지 정보와 체험 프로그램뿐 아니라 제주의 원물과 역사, 문화를 담아낸 식품들도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단순히 여행지에서 사 오는 기념품을 넘어, 제주라는 장소의 이야기를 일상에서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든 ‘제주 헤리티지(Jeju Heritage)’ 상품들이다.

지금껏 제주 기념품 시장은 오메기떡이나 감귤 초콜릿 등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익숙한 제주 특산품의 이미지를 내세우더라도 실제 제조는 다른 지역에서 맡는 경우가 있어, 관광객의 소비가 제주 지역의 생산자와 기업에 충분히 돌아가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제주관광공사는 여기에 주목해 원료 수급부터 가공, 유통까지 온전히 제주 도내에서 이뤄지고, 그 결실이 지역 농가와 기업에 돌아가는 독자 브랜드 발굴에 나섰다.

차별점은 지역에서 생산한 원물을 사용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제주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상품 패키지에 녹여내, 먹거리를 통해 지역의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대표적인 사례가 조선 시대 제주 목사 이형상이 1702년 제주 각 고을의 풍경과 군사 방어 시설 등을 화공 김남길에게 그리게 한 화첩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다. 당시 제주 사회의 모습과 지역의 지리·문화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기록을 현대 식품의 디자인 소재로 활용했다. 성산포 별방진에서 군사들이 훈련하던 모습을 담은 ‘별방조점(別防操點)’을 입힌 전통 과자와 술이 대표적이다.

수백 년 전 제주의 풍경을 담은 그림이 오늘날의 먹거리와 만나는 셈이다. 관광객에게는 익숙한 감귤이나 전통 과자도 패키지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새롭게 다가온다. 제주를 상징하는 이미지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이미지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궁금하게 만드는 것이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유산이 박물관이나 관광지에 머무르지 않고 일상적인 소비 경험으로 확장되는 방식이기도 하다.

맛의 차별화도 꾀했다. 흔한 감귤 초콜릿 대신 제주 전통 식재료인 쑥과 팥을 배합해 한 입 베어 물면 진한 쑥 향이 퍼지는 ‘오메기 초콜릿’, 제주의 전통 밭담과 돌담을 모티프로 디자인한 ‘돌담 초콜릿’ 등을 선보였다. 익숙한 디저트에 제주 고유의 식재료와 풍경을 더해 현대적인 먹거리로 재해석한 것이다. 전통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오늘날 소비자가 즐길 수 있는 형태로 풀어낸 점이 특징이다.

이런 협업은 실제 상품과 유통으로 연결한다. 도내 우수 로컬 기업과 손잡고 제주 감귤 원물을 연구해 선보인 가공품은 중문 제주관광공사 지정면세점의 온·오프라인 매장 전용 상품으로 유통되며 브랜드 가치를 더하고 있다. 제주에서 생산한 원물이 지역 기업의 가공 기술을 거쳐 상품이 되고, 이를 관광객과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판로까지 연결하는 구조다. 지역의 자원을 관광 콘텐츠로 활용하는 동시에 지역 기업의 사업 기회를 넓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제주관광공사 황석연 본부장은 “역사에 기록된 제주인들의 삶과 문화를 바탕으로, 제주만의 정체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주 헤리티지 상품을 개발했다”며 “제주를 방문한 여행객들이 추억으로 꼭 가져가고 싶은 특별한 상품으로 발전시키겠다”고 설명했다.

도심 한복판에서 제주의 계절과 맛, 그리고 로컬 헤리티지를 오감으로 마주한 주말. ‘사계절 살아 숨 쉬는 섬’ 제주를 향한 설렘이 여행의 계획을 넘어 지역의 가치를 발견하는 경험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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