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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만 집에 두면 돈 준다”…북한 원격취업 사기 확산

Los Angeles

2026.10.2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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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일 하면 돈 주겠다” 유혹
신원 도용 돕는 줄 모른 채 가담도

원격 접속으로 국내 근무 위장
사기 수익 최대 90% 북한으로
지난해 6월 허위 신원으로 기업에 원격 취업해 90만 달러 이상의 가상화폐를 훔친 혐의로 공개 수배된 북한 국적자 4명. [FBI 제공]

지난해 6월 허위 신원으로 기업에 원격 취업해 90만 달러 이상의 가상화폐를 훔친 혐의로 공개 수배된 북한 국적자 4명. [FBI 제공]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미국 시민들을 돈으로 유인하고 기업에 위장 취업하는 수법을 고도화하고 있다.  
 
신원 도용과 원격 근무 위장을 넘어 거액을 요구하며 살해 협박까지 일삼는 등 범죄 수위가 높아지는 양상이다.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13일 공공안전 경보를 발령하고 "북한 정부의 통제를 받는 수천 명의 정보기술(IT) 인력이 경제적 약자를 조력자로 포섭해 기업에 원격 취업하는 수법을 한층 정교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FBI에 따르면 북한 IT 노동자들은 구인 웹사이트에 가짜 프리랜서 모집 공고를 올린 뒤, 간단한 업무를 수행하면 대가를 주겠다며 접근한다. 이 과정에서 포섭된 이들 다수는 자신이 북한의 불법 사기 행각에 동원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력자로 포섭된 이들은 화상 면접 대리 참석, 소셜미디어 계정 대여, 허위 신원 인증 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대표적인 수법은 이른바 ‘노트북 팜(laptop farm)’ 운영이다. 미국 내 조력자의 집에 회사가 지급한 업무용 노트북을 설치하고 인터넷에 연결해 두면, 북한 IT 노동자가 해외에서 원격 접속해 근무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실제 거주지는 해외이면서 국내에서 정상 근무하는 것처럼 위장한다.
 
외주 재하청을 통한 '수익 극대화' 수법도 동원되고 있다. 파키스탄, 인도, 나이지리아 등의 저임금 프리랜서에게 실제 업무를 하청으로 맡긴 뒤, 기업으로부터 받은 급여의 대부분을 중간에서 착복하는 방식이다.
 
FBI는 북한 IT 노동자들이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의 약 85~90%를 북한 정권에 입금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 자금은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 등 군사 프로그램 운용비로 직결된다.
 
특히 범죄 수법은 단순 취업 사기에 그치지 않고 협박 및 공갈로 악화하고 있다. 해고된 북한 IT 노동자가 전직 관리자와 그 가족에게 살해 협박을 가하며 금전을 요구하거나, 기업의 민감한 내부 정보와 독점 기술을 유출하겠다고 위협하며 거액을 갈취하려 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침투 표적 역시 일반 기업을 넘어 정부 보안 인가가 필요한 핵심 직책과 방산업체로 확대됐다. 심지어 현역 미군 장병에게 접근해 업무용 노트북을 수령·보관하도록 시도한 정황도 포착됐다.
 
FBI는 북한이 국가 차원의 조직과 기술 인력을 동원해 이 같은 범죄를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주로 군 복무 연령대의 남성 12명 안팎으로 팀을 구성해 활동하며, 각 팀장이 소속 국가기관 상급 관리자에게 직접 보고하는 체계로 운영된다.
 
당국은 타인을 대신해 취업 면접에 참여하거나, 업무용 노트북을 집에서 수령·보관해 주는 조건의 구인 제안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아울러 금전적 대가를 조건으로 개인정보나 금융 정보, 계정 로그인 정보를 요구할 경우 절대 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피해를 보았거나 의심스러운 접근을 받은 경우 지역 FBI 지부 또는 연방 인터넷범죄신고센터(www.ic3.gov)로 즉시 신고할 수 있다.

김여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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