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문예마당] 처마 밑을 서성거리는 햇살

Los Angeles

2026.10.29 19:16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시
늦더위가
 
추녀 밑으로 들어와 화를 돋웁니다
 
 
 
푸름을 장식했던 나무들
 
그 잎새들 마저
 
멍하니 매달려 꼼짝 않습니다
 
 
 
햇살의 진액으로 키워냈던 녹음들을
 
말리려 합니다.
 
 
 
푸른 함성은 떠난지 오래이고
 
뜨거움으로 아우성치는 더위
 
 
 
추녀 밑으로 들어와 집안을 데우고
 
진하게 밀려드는 햇살
 
 
 
처마 밑을 서성거리다
 
끈적끈적 달려들고
 
뜨거움의 함성으로 아우성칩니다
 
초록을 만들던 그 예쁨을
 
푸른 살점들을 모두 태우려 합니다
 
 
 
치맛자락 날리던 바람
 
주춤거리지 말고 이젠 내게 오렴  
 
이렇게  
 
빌어 본다

엄경춘 / 시인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