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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670조 날아간 알파벳 ‘폭락 쇼크’…‘AI 회의론’ 코스피도 덮쳤다

중앙일보

2026.10.29 19:24 2026.10.30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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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는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 여파로 하락 마감했다. EPA=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는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 여파로 하락 마감했다. EPA=연합뉴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시가총액 5000억 달러(약 670조원)가 하루 만에 사라졌다. 지난해 1월 엔비디아(5930억 달러)에 이어 뉴욕증시 역사상 두 번째로 큰 하루 시총 증발 기록이다. 29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에서 알파벳 주가는 12.64% 급락한 283.82달러에 장을 마쳤다. 2004년 알파벳 상장 이후 최대 낙폭이다.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수익성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시장의 공포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구글에서 시작된 ‘AI 회의론’은 아마존·인텔 등 빅테크 전반으로 번졌다. 이날 나스닥지수는 1.38% 하락했다. 정규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아마존과 인텔도 시간 외 거래에서 각각 7.3%, 23%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미국 빅테크발 충격은 국내 증시도 덮쳤다. 한국의 코스피는 30일 오전 한 때 5% 이상 하락, 5600선 아래로 떨어지며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는 206.92포인트(3.48%) 내린 5730.74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3.02% 내린 22만5000원, SK하이닉스는 7.08% 급락한 141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폭락을 촉발한 건 알파벳의 3분기 실적 보고서다. 기존 캐시카우인 검색 광고 매출 증가율(12%)은 시장 기대치를 밑돈 반면, AI 투자 확대로 자본지출(CAPEX)은 전년 동기 대비 114%나 급증했다. 필립 쉰들러 알파벳 최고사업책임자(CBO)는 “AI 모드 이용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기존 검색보다 광고 수익화 수준이 낮다”고 밝혔다. AI가 구글 검색 광고의 수익 구조를 흔드는 이른바 ‘AI 개발의 역설’이다. 알파벳의 잉여현금흐름(FCF)은 90억 달러 이상의 적자를 내며,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벌어들인 돈보다 AI 투자로 빠져나간 현금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여기에 숨겨졌던 리스크까지 드러났다. 알파벳이 향후 특정 조건에서 부담해야 할 우발 약정이 전 분기보다 230억 달러 급증한 985억 달러에 달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호실적으로 포장했던 클라우드 수주 잔고 역시, 증가분의 3분의 1(168억 달러) 이상이 알파벳이 대규모 보증을 선 합작사 ‘크럭스AI’와의 내부 거래 성격인 것으로 밝혀졌다. 시장에선 덩치만 키운 ‘속 빈 강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마이크 오루크 존스트레이딩 수석시장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핵심 사업을 보호하기 위해 AI에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기업 중 하나가 오히려 AI에 대한 취약성을 드러냈다”고 꼬집었다.

아마존도 3분기 영업이익이 61% 증가했다는 호실적을 내고도 시간 외 거래에서 급락했다. 올해 자본지출만 2200억 달러를 전망할 정도로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를 감행한 탓에, 장기차입으로 481억 달러를 조달하고 순이익은 오히려 감소했다. 대표적 AI 수혜주로 꼽히던 인텔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 반도체 수요가 AI 서버로 쏠리며 정작 주력인 PC 부문에 부품 공급난과 생산 차질이 빚어졌고, 결국 4분기 실적 전망을 시장 기대치보다 낮춰 잡은 것이 시장에 실망감을 줬다.

그레그 볼런드 무무증권 시장전략가는 블룸버그에 “투자자들은 막대한 투자가 실제 이익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진다는 더 명확한 증거를 요구하고 있다”고 짚었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시장은 당분간 ‘AI 피로감’을 소화하며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이 1.38% 빠진 와중에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하락 폭은 0.3%에 그치는 등 기술주에서 비기술주로 매수세가 이동하는 차별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가격 상승과 AI 서버 수요 확대로 실적 개선 기대가 높지만, 미국 빅테크의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당분간 주가를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AI 서버 수요의 견조함은 확인했으나, 투자 수익성과 B2C(소비자용 제품 시장) 수요 둔화 우려도 부각됐다”며 “당분간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유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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