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LA시 관료주의에 도로·보도 보수 '뚝'…예산 34% 늘어도 수리 33% 줄어

Los Angeles

2026.10.29 19:39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팟홀 처리 지연·보행 불편 가중
"한인타운 윌셔 도로 상태 심각"
LA시의 도로와 보도 등이 제때 보수되지 않아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통계 전문 매체 크로스타운은 “LA시 예산이 최근 5년간 34% 증가했으나 보도 수리 실적은 오히려 33% 감소했다”고 28일 보도했다. 도로 파손 부위인 ‘팟홀(Pothole)’의 평균 보수 소요 기간 역시 최근 4년 사이 하루 미만에서 약 7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로수 관리 실적도 급감했다. LA시 감사관실에 따르면 올해 7월 이후 월평균 가로수 가지치기 실적은 2년 전보다 14%, 가로수 제거 실적은 44% 각각 감소했다.
 
한인타운 내에서도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빌 로빈슨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WCKNC) 의장은 “주민들의 주요 불만 사항 중 하나가 바로 파손된 보도 문제”라며 “특히 장애인들이 보도를 이용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서비스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는 인력 난과 복잡한 행정 절차가 꼽힌다. LA시 거리서비스국(BSS)은 팟홀 보수 차량 26대를 보유하고 있으나, 인력 부족으로 인해 정기 운행 중인 차량은 12대에 불과한 실정이다.
 
인력 충원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LA시의 신규 직원 채용에는 통상 7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실제 지난해 여름에는 직원 25명을 제때 충원하지 못해 주정부 교통 지원금 1억 290만 달러를 포기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강화된 공사 규정도 행정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스티브 강 LA시 공공사업위원회 의장은 “도로와 보도 보수는 단순히 파손된 부위만 고치는 작업이 아니다”라며 “연방장애인법(ADA)과 주민발의안 HLA에 따른 시설 개선 의무가 적용되면서 관련 비용과 절차가 대폭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4년 시행된 HLA는 도로 재포장 공사 시 자전거 도로와 버스전용차로 등 종합 교통 개선 계획을 병행 이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ADA 기준에 맞춘 장애인용 보도 경사로 설치도 필수 항목이다.
 
강 의장은 “윌셔 일대 도로 상태가 악화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으나, 전면 재포장 추진 시 부대 시설까지 함께 개선해야 해 일부 구간 공사에만 수백만 달러가 소요될 수 있다”며 “현재는 긴급 파손 부위를 우선 보수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 기반시설 개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내년 관련 사업에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시설 관리 지연에 따른 시 재정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파손된 도로나 보도, 가로수 등 관리 부실 시설물로 인한 사고 배상금은 2021년 이후 3배 이상 증가해 지난해 8800만 달러에 달했다.
 
LA시 감사관실 부감사관을 지낸 릭 콜은 “복잡한 관료주의가 행정 효율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LA시는 41개 부서가 각각 예산과 인력을 독립 운영하고 있어, 단일 사업 추진에도 다수 부서 간 협의가 필수적인 구조다.

글·사진=강한길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