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단지 내 서울시 소유로 등기된 토지 일부를 고(故)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상속인에게 넘겨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30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는 최근 은마아파트 단지 내 대치동 1020-2 일대 토지 795㎡에 대해 서울시가 정 전 회장의 상속인들에게 소유권을 이전하라고 판결했다.
해당 토지는 은마아파트가 건설되던 1978년 정 전 회장이 서울시로부터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속인들은 당시 매매대금까지 지급했지만 소유권 이전 등기가 이뤄지지 않아 토지가 서울시 명의로 남아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당시 매매계약과 대금 지급 내역 등을 근거로 정 전 회장 측의 토지 매수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등기상 시유지인 해당 토지의 재산권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은마아파트 단지에서는 이번 사건 외에도 서울시와 재건축 조합, 정 전 회장 상속인 사이에 토지 소유권을 둘러싼 소송이 여러 건 진행 중이다.
다만 이번 판결이 재건축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조합은 소유권 분쟁 중인 토지를 매입하는 것을 전제로 사업비와 조합원 분담금을 산정해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사업이 중단되거나 분담금이 새롭게 급증하는 구조는 아니라는 게 조합 측 설명”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소유권 소송과 별개로 재건축 사업은 예정대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재산권 문제에는 관련 절차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면서도 “은마 재건축이 주택공급 측면에서도 중요한 사업인 만큼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도록 지원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28개 동, 4424가구 규모다. 재건축을 통해 최고 49층, 5850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예정이며 조합은 2028년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