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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만큼 못 버는 AI…알파벳 시총 669조 증발에 삼전·닉스 ‘비상’

중앙일보

2026.10.30 14:00 2026.10.3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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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실적도 주가를 지키지 못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시가총액이 하룻밤 새 669조원 증발하자 역대급 실적을 낸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함께 비틀거린 것이다. 인공지능(AI)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를 보는 투자자의 시선이 ‘얼마나 빨리 크느냐’에서 ‘쓴 만큼 벌고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30일 전 거래일보다 3.02% 내린 22만5000원, SK하이닉스는 7.08% 하락한 14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30일 전 거래일보다 3.02% 내린 22만5000원, SK하이닉스는 7.08% 하락한 14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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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은 최고인데”…흔들리는 삼전닉스

삼성전자는 30일 정규장에서 전일 대비 3.02% 내린 22만5000원, SK하이닉스는 7.08% 하락한 14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 대장주들이 흔들리면서 코스피도 3.48% 내린 5730.74에 마감했다.

실적만 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하락이다. 삼전닉스는 3분기 반도체 사업에서만 약 190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106조5000억원과 SK하이닉스 83조3338억원을 합친 수치다. 주문도 밀려 있다. 삼성전자는 대형 고객 10곳과 장기공급계약(LTA)을 맺었고 내년 고대역폭메모리(HBM) 물량을 완판했다. SK하이닉스는 고객 14곳과 LTA를 맺었고, 협의 중인 수요까지 합치면 2029년까지 D램과 HBM이 사실상 완판됐다고 밝혔다.

AI 특수 수혜는 부품과 설비로도 퍼졌다. 삼성전기의 3분기 영업이익은 691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5% 급증하며 사상 최대치를 새로 썼다. 박준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부품과 설비 생산능력이 AI 데이터센터로 몰리면서 공급 부족이 전 제품군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LG전자도 AI 데이터센터의 열을 식히는 냉각 설비 수주액이 올해 3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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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앙은… 하루 새 669조 증발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시작은 미국 기술주를 덮친 AI 투자 우려 탓이다. 알파벳 주가는 29일(현지시간) 나스닥에서 12.6% 급락한 283.82달러에 마감했다. 하루 새 시가총액 약 5000억 달러(약 669조원)가 증발하며 월가 역사상 두 번째로 큰 하루 시총 감소를 기록했다.

알파벳의 발목을 잡은 건 ‘수익성’이다. 알파벳의 3분기 클라우드 매출은 103% 급증했지만, 설비투자는 514억 달러로 1년 전의 두 배를 넘으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이 마이너스 91억 달러로 2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토마스 몬테이로 인베스팅닷컴 수석 애널리스트는 “구글이 AI에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증명하기 전까지 설비투자 전망은 야심 찬 계획이 아니라 (비용)청구서처럼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빅테크 사정도 비슷하다. 메타도 3분기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 21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아마존은 최근 1년간 잉여현금흐름 적자가 424억 달러로 3개월 전(76억 달러)에 비해 크게 불었다. AI 인프라에 쏟아붓느라 모자란 돈은 빚으로 메우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알파벳·아마존·메타·오라클 등 5대 대형 클라우드 기업이 올해 1~9월 발행한 회사채는 약 2300억 달러로, 지난해 1년 치의 두 배가 넘는다. 워싱턴포스트(WP)는 “AI 기업들이 막대한 빚을 내고 신주를 발행하는 등 각종 새롭고 위험한 자금 조달 방식을 고안해내고 있다”고 했다.


아마존은 29일(현지시간)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2019억4000만달러(약 271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사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 영업이익은 177억7000만달러로 55% 증가했고 전체 매출에서 AWS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3%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마존은 29일(현지시간)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2019억4000만달러(약 271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사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 영업이익은 177억7000만달러로 55% 증가했고 전체 매출에서 AWS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3%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삼전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에도 힘을 못 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빅테크의 투자 여력이 흔들리면 메모리 호황도 장담할 수 없어서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 증가율이 올해 3분기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이들의 잉여현금흐름 악화와 자본 조달 이슈는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무디스도 상환 만기가 2027~2029년에 몰린 가운데 재무 상태가 취약한 기업들은 차환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관건은 결국 투자가 돈이 되느냐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지금까지는 설비투자 전망치 상향에 주목했다면 앞으로는 수익화가 설비투자를 정당화하는지, 잉여현금흐름 여력이 있는지, 신용스프레드(국채 대비 회사채 금리 차)가 악화하는지 등을 함께 봐야 한다”고 했다.



김수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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