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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과 대화 재개 시사…한국서 ‘패싱’ 우려

Los Angeles

2026.10.30 14:34 2026.10.3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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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W “한미 정부 간 신뢰 문제” 지적
한국 안보 뒷전으로 밀릴 우려까지
[출처 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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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이재명 정부가 외교적으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북한과 직접 협상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입장이 배제되고 안보 문제마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추진하면서 한국 내에서 이른바 ‘한국 패싱’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난 30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재개 의사를 거듭 내비쳤다. 오는 11월 18일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두 사람이 만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북한은 아직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 29일(한국시간) 김 위원장이 중국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문제는 북·미 대화가 한국을 배제한 채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러시아·중국과의 3자 회담을 제안하면서 정작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는 초청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흔들리는 한·미 관계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김상우 김대중평화재단 이사는 DW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양국 정부 사이에는 신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관세와 무역 규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 등으로 한·미 관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재명 정부 외교관들이 백악관 핵심 인사들과 직접 소통할 통로도 잃었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의 장기적인 관계를 고려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국을 미국의 광범위한 안보 체계의 일부로 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해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북·미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사실상 인정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임은정 국립공주대 국제학부 교수는 “가장 심각한 우려는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이라며 “이는 북한의 핵 개발을 정당화하고 비핵화 노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이 자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북한의 장거리 핵미사일만 폐기하는 조건으로 합의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 경우 한국과 일본을 위협하는 단거리 핵무기는 그대로 남게 된다.
 
이 같은 우려는 한국의 독자 핵무장 필요성에 대한 논의로도 이어지고 있다.  
 
임 교수는 “그동안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해 왔지만 현 행정부는 예측하기 어렵다”며 “왜 우리 스스로 핵 억제력을 갖추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 관계도 악화하고 있다. 북한은 최근 잇따라 미사일을 발사하고 접경 지역에 자주포 부대를 배치하는 등 군사적 긴장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비무장지대 남측 지역에서 지뢰가 폭발해 한국군 장병 3명이 다쳤다. 지난 30일에는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약 10발을 발사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추진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과 무기를 지원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대북 유화 기조를 바라보는 유럽 동맹국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방한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한국의 안보는 유럽의 안보에 영향을 미치며 유럽의 안보 역시 한국의 안보에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외교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등 중견국들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한국 정부가 유럽연합(EU)과의 관계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불투명하다.

강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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