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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선 파라솔 금지, 식당선 핸드폰 금지”…휴양지의 이색 실험, 왜

중앙일보

2026.10.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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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해변에서 파라솔 사용을 금지한 데 이어 최근 식당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는 캠페인까지 벌여 세간의 주목을 받은 휴양지가 있다. 바로 이탈리아 지중해의 사르데냐 섬이다.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한 이 섬이 관광객 안전과 환경 보호를 넘어 가족 간 대화까지 지키겠다며 이색 실험에 나선 것이다.

지난 7월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사르디니아섬 올비아 인근 해상에서 보트 한 척이 보카섬의 등대 앞을 지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7월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사르디니아섬 올비아 인근 해상에서 보트 한 척이 보카섬의 등대 앞을 지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2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사르데냐의 식당 15곳은 다음 주부터 한 달간 ‘스크린 없는 식탁’ 캠페인을 시범 운영한다. 가족 단위 손님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부모와 자녀는 식사 중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전자기기를 가방이나 바구니에 넣어둔다. 대신 식당 측은 그림과 놀이 도구가 담긴 ‘가족 재결합 키트’를 제공한다. 긴급한 전화는 식탁 밖에서 받을 수 있다.

이번 캠페인의 배경에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가 있다. 사르데냐 의회가 공개한 이탈리아 소아과의사연맹 자료에 따르면 이탈리아 청소년의 95%가 스마트폰을 정기적으로 사용하고, 절반 이상은 하루 24시간 기기를 켜둔다. 약 4명 중 1명은 스마트폰 사용에 문제가 있는 징후를 보였다. 자녀의 디지털 기기 사용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는 학부모도 87%에 달했다.

캠페인을 주도한 안나 카우 사르데냐 아동권리옹호관은 “단순히 사용을 금지하거나 부모에게만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가족이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에마누엘레 프롱자 외식업협회장도 “식당에서 활발한 대화 대신 각자 휴대전화만 바라보는 침묵이 늘고 있다”며 “아이들에게 휴대전화를 내려놓으라고 하려면 어른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사르데냐의 디지털디톡스 관련한 이탈리아 관광부 글. 사진 이탈리아 관광부 공식홈페이지 캡처

이탈리아 사르데냐의 디지털디톡스 관련한 이탈리아 관광부 글. 사진 이탈리아 관광부 공식홈페이지 캡처

사르데냐의 이색 규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6월 남동부 푼타 몰렌티스 해변에서는 10~65세 방문객의 파라솔 사용을 금지했다.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과 65세 이상 노인에게만 파라솔 1개를 허용한 것이다. 지난해 7월 대형 산불 당시 관광객들이 긴급 대피한 데다, 해안의 취약한 생태계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관광객들 사이에서 “파라솔을 펴려면 아이를 빌려야 하느냐”는 반발이 쏟아지자 당국은 같은 달 중순 규제를 철회했다. 이후 나이와 관계없이 가족이나 단체당 파라솔 1개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완화했다. 다만 해변의 동시 수용 인원을 제한하는 조치는 유지했다.

이 같은 규제의 배경에는 관광객이 몰리면서 자연환경 훼손과 안전 문제가 커진 사르데냐의 현실이 있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백사장으로 유명한 이 섬에서는 일부 인기 해변에 입장료와 사전 예약제, 방문객 수 제한 등을 도입했다. 2017년부터는 해변 모래와 조개, 자갈 등을 무단 반출하면 500~3000유로(약 83만~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한지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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