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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호날두처럼 분열 초래” 국제망신 번진 韓 축구 내분설

중앙일보

2026.10.30 18:18 2026.10.30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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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카타르월드컵 맞대결 당시 손을 맞잡은 손흥민과 호날두. 김현동 기자

2022년 카타르월드컵 맞대결 당시 손을 맞잡은 손흥민과 호날두. 김현동 기자


한국축구 내분설이 바다 건너 외신에까지 보도되며 국제적 망신을 샀다.

영국 유력지 가디언은 30일(현지시간) “선수단 내분, 경찰 압수수색, 손흥민의 불확실한 미래, 기로에 선 한국축구”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작성자는 한국축구에 정통한 존 듀어든 기자다.

이 매체는 “재앙과도 같았던 북중미 월드컵 이후, 신구 선수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주장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대표팀은 계속해서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손흥민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는 상징적인 등번호 7번이자 프리미어리그 전설이며 자국 대표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런데 두 선수가 또 다른 공통점을 갖게 될 수 있다는 뜻밖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자국 대표팀 내에서 분열을 초래하는 존재가 될 위험”이라면서 손흥민(34·LAFC)의 리더십 논란과 팀 내 균열을 포르투갈 대표팀 주장 호날두(40·알나스르)에 빗대 짚었다.

특히 지난 2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대표팀 일부 선수가 주장 손흥민을 이름 대신 등번호 ‘7번’이나 ‘그분’으로 부른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이용수 대한축구협회장 직무대행이 답변을 피하며 공론화됐던 논란도 상세히 다뤘다.

2019년 ICC에서 맞대결한 등번호 7번 손흥민과 호날두. 사진 ICC 캡처

2019년 ICC에서 맞대결한 등번호 7번 손흥민과 호날두. 사진 ICC 캡처


가디언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을까”라며 그간의 악재들을 짚었다. 불과 18개월 전 손흥민은 토트넘 주장으로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뒤 북중미 월드컵 준비를 염두에 두고 미국 LAFC로 이적했다. 그러나 월드컵은 조별리그 탈락 참사로 끝났고, 일부 취재진의 손흥민 병역 문제 비아냥 후 대표팀 인터뷰 보이콧 사태도 있었다.

손흥민은 굴욕적인 패배로 끝난 남아프라키공화국전을 벤치에서 시작했고, 그 후 홍명보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사퇴 후 국회 청문회에 섰고, 급기야 경찰은 축구협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에 실패한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오현규, 황인범, 김민재. 뉴스1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에 실패한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오현규, 황인범, 김민재. 뉴스1

가디언은 한국의 선후배 문화와 2024년 아시안컵 당시 이른바 ‘탁구 게이트’ 사건을 전하면서 “손흥민과 라이징 스타 이강인을 포함한 젊은 선수들 사이에서 탁구를 두고 언쟁이 벌어져, 주장(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던 2024년 아시안컵 당시보다도 더 심각하다. 이강인과 손흥민은 얼마 지나지 않아 화해했지만, 지금은 더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고 썼다. 이어 “여러 보도들에 따르면 ‘1996년생’ 선수들의 불만이 상당하다고 한다. 이제 대표팀 주축이 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포르투), 황희찬(샬케)은 팀 내 리더십에 불만을 품고 월드컵 이후 새로운 주장과 새로운 감독 체제에서 새 출발을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2일 베네수엘라와 평가전 후 황인범이 “대표팀에 들어온 지 9년 정도 됐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여러 부분에서 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토로했고, 김민재 역시 “수비수들이 불쌍하다”고 작심발언했다.

1996년생 세 선수가 국가대표 은퇴까지 고려했으나 축구협회 관계자 만류로 마음을 돌렸다는 사실(본지 단독 보도) 역시 가디언은 놓치지 않고 전했다.
지난 6일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난 뒤 단체 사진을 촬영하는 대표팀. 주장 손흥민(노란 원)은 왼쪽에, 김민재와 황희찬, 황인범은 오른쪽에 섰다. 세 선수는 경기 뒤 협회 관계자와 긴 대화를 했다. 사진 KFA TV 캡처

지난 6일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난 뒤 단체 사진을 촬영하는 대표팀. 주장 손흥민(노란 원)은 왼쪽에, 김민재와 황희찬, 황인범은 오른쪽에 섰다. 세 선수는 경기 뒤 협회 관계자와 긴 대화를 했다. 사진 KFA TV 캡처


가디언은 “한국 팬들은 명확한 해명 없는 상황에 좌절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기자들이 월드컵 취재 보이콧에 대한 앙갚음으로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믿기도 한다”고 전했다.

지난 9월 선임된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 체제가 11월 말까지인데다 협회장마저 공석인 탓에 한국축구는 사실상 정체 상태에 갇혀있고, 1960년 이후 한번도 들어올리지 못한 아시안컵은 불과 몇주 앞으로 다가왔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손흥민의 에이징 커브와 팀 내 입지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34세 손흥민이 더 이상 엘리트 레벨의 공격수가 아니라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지난 6일 우즈베키스탄전 프리킥골처럼 한국축구 역대 A매치 최다 59호골을 만들어내는 번뜩이는 순간들은 여전히 존하지만, 최적 포지션이 측면이냐 중앙이냐는 두고 이어진 오랜 논쟁이 이제 그가 과연 선발로 출전해야하는가로 옮겨가는 것 또한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고 했다.
지난 6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교체 후 필드를 나가며 모레노 감독의 격려를 받고 있다. 뉴스1

지난 6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교체 후 필드를 나가며 모레노 감독의 격려를 받고 있다. 뉴스1


끝으로 가디언은 “호날두와 달리 손흥민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버티거나 장문의 입장문을 발표할 인물로 보이지는 않는다. 2030년 월드컵 출전은 희박해보이지만, 내년 1월7일 개막 예정인 아시안컵에서 팀의 우승을 이끄는 것은 훌륭한 유산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후티 반군 공습 여파로 사우디아라비아 대회가 2028년으로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것이 분열된 대표팀을 하나도 묶어 줄 전화위복이 될지, 아니면 이미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황을 더욱 파국으로 몰고 갈지는 두고 볼 일”이라며 글을 맺었다.

한편, 모레노 감독은 지난 29일 발표한 11월 대표팀 소집 명단에 손흥민과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 넷 모두 포함했다. 모레노 감독은 주장 교체 가능성에 대해 “손흥민이 주장이다. 더 이상 할 말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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