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서머타임 연중 고정, '아침 햇빛' 사라져 건강 우려

Vancouver

2026.10.30 19:33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BC·앨버타 등 서부 단행… 수면 장애·우울증 경고
겨울철 일출 오전 10시… 수면 전문가 "표준시 고정이 정답"
ai

ai

 BC주를 비롯한 캐나다 서부 지역이 연중 서머타임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겨울철 수면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마다 두 차례 시계를 바꾸는 불편은 사라지지만, 겨울에도 표준시보다 시간이 한 시간 앞서 있어 출근과 등교 시간에 햇빛을 받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BC주 대부분과 앨버타주, 매니토바주, 노스웨스트 준주는 올해부터 계절에 따른 시간 변경을 중단했다. 이미 고정 시간제를 시행하는 유콘과 서스캐처원주도 시계를 바꾸지 않는다. 반면 온타리오주와 퀘벡주, 대서양 연안 대부분 지역은 11월 1일 새벽 시계를 한 시간 뒤로 돌린다.
 
수면 전문가들은 시간 변경을 없애는 데는 대체로 찬성하지만, 연중 서머타임을 유지하는 방식에는 반대하고 있다. 사람의 생체시계가 자연광의 변화에 맞춰 움직이는 만큼 겨울철 아침 햇빛이 줄어들면 수면과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캘거리대학교 마이클 앤틀 심리학 교수는 아침 햇빛이 생체시계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햇빛을 늦게 받으면 몸이 잠에서 깨어날 준비를 하는 시간과 학교·직장에서 활동을 시작해야 하는 시간이 어긋날 수 있다. 이를 '사회적 시차증(social jetlag'이라고 하며, 특히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사람에게 부담이 클 수 있다.
 
겨울철 일출이 늦어지는 영향은 일상에서도 나타난다. 앨버타주 에드먼턴에서는 해가 오전 10시 무렵에 뜰 수 있으며, 보밸리 지역 일부 스키장은 직원들이 일출 이후 슬로프를 준비할 수 있도록 이번 겨울 운영 시작 시간을 늦추고 있다.
 
장기적인 건강 영향도 우려된다. 기존 인구집단 연구에서는 해가 늦게 지는 지역 주민들에게 수면시간이 짧고 비만과 당뇨병, 심장질환 발생률이 높은 경향이 관찰됐다. 러시아가 연중 서머타임을 시행하던 시기에는 청소년과 젊은 층의 겨울철 우울 증상이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만으로 연중 서머타임이 질병을 직접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것은 아침 햇빛 부족이 장기간 누적되면서 수면 습관과 건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다.
 
오타와대학교 조지프 드 코닝크 교수도 봄철 시계를 한 시간 앞당기는 변화가 생체리듬을 흐트러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갑작스럽게 수면시간이 줄어드는 데다 몸의 생체시계가 태양의 움직임과 어긋나기 때문이다.
 
이에 수면 전문가들은 계절마다 시계를 바꾸지 않으면서 겨울철 표준시를 연중 유지하는 방식을 권고하고 있다. 표준시가 아침 햇빛과 생체리듬을 더 잘 맞춰준다는 판단이다.
 
캐나다에서 지역별로 서로 다른 시간제가 시행되면서 장기적인 건강 영향을 비교할 기회도 생겼다. 연구진은 앞으로 수면과 정신건강뿐 아니라 교통사고, 학생들의 출석과 학업 성적, 직장 지각률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퀘벡주 역시 연 2회 시간 변경을 중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표준시와 서머타임 중 어느 쪽을 유지할지는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뒤 결정할 예정이다.
 
 

밴쿠버 중앙일보=김건수 기자 [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