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 만에 지갑 10곳 털었다… 바이낸스 8조원대 해킹 배후 北?
중앙일보
2026.10.30 20:55
2026.10.30 21:09
북한 연계 해킹 조직이 바이낸스 블록체인 지갑에서 대규모 자신을 빼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8조원대 해킹 사건에 북한 연계 해킹조직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블록체인 분석업체들은 탈취 자금의 이동 경로에서 북한이 연루된 과거 해킹 사건과 유사한 흔적을 포착했다며, 올해 전 세계 가상자산 해킹 피해액의 약 89%가 북한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는 바이낸스에서 탈취된 가상화폐 일부가 지난 9월 발생한 비트겟 해킹 사건의 자금과 섞인 정황을 확인했다. 비트겟 해킹은 북한 연계 조직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사건이다.
또 다른 분석업체 TRM랩스는 자금 이동 내역과 관련 정보를 분석해 북한 해킹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가 이번 공격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2월 약 15억 달러의 피해를 낸 바이비트 해킹 사건에도 연루된 것으로 지목됐다.
체이널리시스는 올해 가상자산 해킹 피해액 가운데 북한 연계 조직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비중이 약 89%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북한 연관 해킹의 건당 평균 피해액도 2021년 5065만 달러에서 올해 1억8565만 달러로 크게 늘었다.
2021년부터 올해 10월 29일까지 전 세계 가상자산 해킹 피해액은 223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북한 연관 피해액은 132억4000만 달러로, 전체의 약 59%를 차지했다.
이번 바이낸스 사건은 지난 29일 약 63억6000만 달러(약 8조4000억원) 규모의 가상자산이 유출된 것으로,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탈취 사건으로 보고 있다. 해커들은 약 20분 만에 바이낸스의 블록체인 지갑 10곳에서 자산을 빼낸 것으로 전해졌다.
탈취 이후에는 추적과 자금 동결을 피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해커들은 거래를 차단하거나 회수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으로 바꾸고, 수천 건의 거래를 통해 자금을 여러 지갑으로 분산했다.
체이널리시스는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해 자금 이동 경로를 복잡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가상자산 업계가 피해 자금의 거래 차단에 나섰지만, TRM랩스는 해커들이 여전히 약 24억 달러 상당의 가상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북한의 이번 사건 개입 여부는 아직 수사당국에 의해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한 배후설에 대해 “우리는 모른다”며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