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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는 험로, 아카디아는 공간…미국산 대형SUV 대결 승자는

중앙일보

2026.10.31 13:00 2026.10.3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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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車대車29 지프 그랜드 체로키 L vs GMC 아카디아

지프 그랜드 체로키(왼쪽)와 GMC 아카디아

지프 그랜드 체로키(왼쪽)와 GMC 아카디아


3열 좌석 갖춘 7인승 미국 SUV 두 대를 맞붙였다. 주인공은 지프 그랜드 체로키 L 서밋 리저브와 GMC 아카디아 드날리 얼티밋. 둘의 접근 방식은 다르다. 지프는 군용차에 뿌리 둔 험로 주파 성능을 고급스러운 일상용 자동차에 녹여 넣었다. GMC는 상용차로 축적한 실용성과 견고함을 고급화했다. 그 결과 대한민국 프리미엄 대형 SUV 시장에서 만났다. 글= 김기범 로드테스트 편집장([email protected]), 사진= 지프·G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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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열 좌석까지 갖춘 7인승 미국 SUV


대륙적인 스케일 뽐내는 미국 브랜드의 SUV 두 대를 맞붙였다. 주인공은 지프 그랜드 체로키 L(Grand Cherokee L)과 GMC 아카디아(Arcadia). 둘은 공통분모가 많다. 이를테면 3열 좌석과 여유로운 짐 공간 갖춘 7인승 SUV다. 사륜구동도 기본이다. 차체 길이가 5.1~5.2m로, 미국에서는 중형으로 분류한다. 하지만 우리 기준으로는 대형이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지프 그랜드 체로키


한편으로 둘은 굉장히 다르기도 하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L의 핵심은 고급스러운 승차감과 최신 사륜구동 기술, 험로 대응 능력. 반면, GMC 아카디아는 성인까지 수용하는 3열과 큼직한 적재 공간, 현대적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내세운다. 문제는 이름값이다. 한국 소비자에게 지프는 오프로더 이미지가 강하다. GMC는 아예 브랜드부터 낯설다.

GMC 아카디아

GMC 아카디아


따라서 둘은 브랜드 인지도라는 장벽과도 싸워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잘 모를 뿐 오랜 역사를 뽐낸다. 지프는 1941년 미군이 발주한 소형 전술 자동차가 뿌리. GMC는 ‘제너럴 모터스 트럭 컴퍼니’의 약자로, GM 산하의 유틸리티 자동차 전문 브랜드다. 1900년 맥스와 모리스 형제가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설립한 ‘그래보우스키 모터 컴퍼니’가 시작점이다.

둘 다 최상위 트림이다. 그랜드 체로키 L은 ‘서밋 리저브(Summit Reserve)’로, 높이 조절 에어 서스펜션과 리어 e-LSD 등 주행 하드웨어를 아낌없이 챙겼다. 아카디아도 ‘드날리 얼티밋(Denali Ultimate)’만 판매한다. 넓은 실내와 최신 사용자 경험을 앞세운다. 가격은 그랜드 체로키 L이 1억1490만원, 아카디아가 9128만원. 2362만원 차이다.

차체 크기 지프 그랜드 체로키 L GMC 아카디아
길이(㎜) 5,205(+45) 5,160
너비(㎜) 1,980 2,020(+40)
높이(㎜) 1,795 1,815(+20)
휠베이스(㎜) 3,090(+18) 3,072
승차정원(명) 7 ←
공차중량(㎏) 2,370(+110) 2,260
트렁크(L) 487~2,935 648~2,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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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위 트림답게 화려한 장비 뽐내


둘의 덩치는 막상막하다. 항목별로 주거니 받거니 우열이 나뉜다. 지구 반대편에서도 같은 리그에서 경쟁하는 맞수답다. 차체 길이는 5m 이상. 그랜드 체로키 L이 5205㎜로, 아카디아보다 45㎜ 길다. 반면, 너비와 높이는 아카디아가 각각 40, 20㎜ 더 여유롭다. 휠베이스는 둘 다 3m를 살짝 넘을 만큼 넉넉한데, 지프 그랜드 체로키 L이 18㎜ 더 길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지프 그랜드 체로키

외부로 드러난 덩치는 서로 비슷하지만, 시트 배치와 3열 공간은 사뭇 다르다. 아카디아가 좀 더 효율적으로 짰다. 그랜드 체로키 L의 시트 배열은 2:3:2. 2열이 좌우 좌석 구분 없이 하나로 이어진 벤치다. 반면 아카디아는 2:2:3. 2열 독립 캡틴 시트 덕분에 가운데 통로를 갖춰 3열 좌석 접근성이 좋다. 드나들기 쉬운 만큼 좀 더 자주 활용할 수 있다.

GMC 아카디아

GMC 아카디아

아카디아의 3열은 3명 기준으로 설계해 공간이 보다 여유롭다. 헤드룸은 979㎜, 레그룸은 816㎜. 그랜드 체로키 L의 3열보다 각각 29, 46㎜ 더 넉넉하다. 따라서 3열 좌석 활용 필요에 따라 둘 사이의 선택은 나뉠 수 있다. 짐 공간은 그랜드 체로키 L이 487~2935L, 아카디아가 648~2758L. 3열 좌석 세운 상태에서는 아카디아가 161L 넉넉하다.

그랜드 체로키 L은 전 좌석 팔레르모 가죽, 1열 마사지 기능,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12.3인치 중앙 화면과 조수석 전용 디스플레이, 매킨토시 19 스피커 오디오를 갖췄다. 아카디아도 우드랜드 마호가니 인테리어 테마, 15인치 세로 화면, 11인치 디지털 계기판, 8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 1·2열 풀그레인 가죽, 16 스피커 보스 오디오가 기본이다.

파워트레인 지프 그랜드 체로키 L GMC 아카디아
엔진 형식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
배기량(㏄) 1,995 2,494(+499)
최고출력(마력) 329 332(+8)
최대토크(㎏·m) 45.9(+0.8) 45.1
변속기 자동 8단 ←
굴림방식 AW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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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으로 효율 높여


둘 다 당당한 덩치를 뽐내지만, 심장은 의외로 겸손하다. 배기량 줄여 효율 높인 소위 ‘다운사이징(Down Sizing)’ 엔진을 품었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L의 심장은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최고출력 329마력, 최대토크 45.89㎏·m를 뿜는다. 기존 V6 3.6L보다 아담하지만, 출력은 15%, 토크는 31% 높였다. 배기량을 낮추면서 자동차세도 줄었다.

GMC 아카디아

GMC 아카디아


GMC 아카디아의 엔진은 직렬 4기통 2.5L 가솔린 터보. 최고출력은 332.5마력, 최대토크는 45.1㎏·m다. 그랜드 체로키 L보다 최고출력은 8마력 높고, 최대토크는 0.8㎏·m 낮다. 둘 다 자동 8단 변속기를 물리고, 네 바퀴로 구동력을 전한다. 그런데 상시 사륜구동(AWD) 시스템을 자세히 살펴보면 둘의 지향점이 좀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체로키

체로키


그랜드 체로키 L은 고급차의 탈을 쓴 본격 오프로더다. 다이얼 조작만으로 5가지 다른 지형에 맞는 세팅을 알아서 해주는 ‘셀렉 터레인’, 주행 및 노면 상황에 따라 알아서 최저지상고 띄우거나 낮추는 ‘쿼드라 리프트 에어 서스펜션’, 언제나 최적의 구동력과 접지력 챙기는 쿼드라 트랙Ⅱ 4×4 시스템, 뒷바퀴 구동력을 좌우로 옮기는 ‘e-LSD’까지 갖췄다.

국내에 소개한 아카디아의 사륜구동 시스템은 일상에서 효율 챙기는데 초점 맞췄다. 평소 95%의 구동력을 앞바퀴로 몰아 연비를 챙긴다. 그러나 국내 출시 행사 때 김포의 특설 험로에서 달려보니 걷기도 힘든 코스를 놀이터처럼 누볐다. 또한, 북미에서 판매 중인 아카디아 AT4는 앞뒤는 물론 좌우 구동력까지 적극적으로 옮길 만큼 우월한 사륜구동을 갖췄다.

동력 성능 지프 그랜드 체로키 L GMC 아카디아
0→100㎞/h(초) 7.1 8.5
최고속도(㎞/h) 180 ←
공인연비(복합, ㎞/L) 7.9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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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정체성과 철저한 실용주의


그랜드 체로키 L의 강점은 뚜렷한 정체성이다. 지프의 전통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고급 SUV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랭글러처럼 험로 주행 자체를 목적으로 설계한 차는 아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도심형 SUV보다 다양한 노면 조건을 염두에 둔 하드웨어를 갖췄다. 이름부터 본격적인 각종 사륜구동 장비는 오프로드 초보도 노련한 전문가로 만들어 준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지프 그랜드 체로키


덕분에 출퇴근과 비즈니스로 바쁜 일상과 눈 덮인 산길, 비포장 캠핑장 찾아가는 주말을 한 대의 차로 소화할 수 있다. 물론 약점도 있다. 크고 무거운 가솔린 SUV라는 본질은 변함없다. 가령 복합 기준 7.9㎞/L의 공인연비는 연료비에 민감한 운전자에게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게다가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은 전 방식에 따른 연비 편차가 큰 편이다.

GMC 아카디아

GMC 아카디아


아카디아를 이해하려면 먼저 GMC 브랜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제너럴모터스(GM) 산하에서 쉐보레와 기술 기반을 공유하면서도 보다 고급스럽고 견고한 트럭과 SUV를 지향한다. 다시 말해 철저히 실용성에 기반을 둔 고급스러움을 추구한다. 그래서 화려한 엠블럼이나 스포츠 주행보다 넓은 공간과 편의성, 미국식 대형차의 존재감에 집중한다.

국내 GM 모델 최초로 적용한 T맵 오토, 음성 비서와 온스타 커넥티드 서비스 등 디지털 사용자 경험에 적극적인 배경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연비도 배기량이 0.5L 더 높지만 아카디아가 우위다. 복합 기준 8.9㎞/L로, 110㎏ 더 무거운 그랜드 체로키를 앞선다. 대신 브랜드 인지도와 더불어 험로 주행을 위한 특화 장비나 오프로드 헤리티지는 약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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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만원 비싼 지프 가격이 변수


미국 현지 평가도 참고할 만하다. 다만 현지 판매 모델과 국내 사양은 트림 및 장비가 다를 수 있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카앤드라이버(Car and Driver)’는 10점 만점 기준으로, 지프 그랜드 체로키 L에 8.5점을 줬다. 특히 넓은 실내와 험로 주행 능력, 고급 사양을 높이 평가했다. 반면 엔진의 반응과 변속기 조율, 엔진 소음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지프 그랜드 체로키


GMC 아카디아의 성적은 7.5점. 넓은 실내와 짐 공간, 성인도 소화하는 3열, 트럭 연상시키는 외모를 장점으로 꼽았다. 반면 실제 가속이 제원에 못 미치고, 주행 감각도 개성이 부족하다고 평했다. 간추리면 그랜드 체로키 L은 하드웨어는 좋지만, 파워트레인의 세련미가 숙제고, 아카디아는 공간과 편의성이 뛰어난 반면 주행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GMC 아카디아

GMC 아카디아


두 차의 경제성 가를 핵심은 할인 조건이다. 2026년 10월 기준, 지프 그랜드 체로키 L 서밋 리저브의 가격은 1억1490만원인데, 600만원을 지원한다. 전동 사이드 스텝도 무상으로 달아준다. GMC 아카디아 드날리 얼티밋의 가격은 9128만원. 기존 GM 차종 보유 고객 2%, 개별소비세 인상분 지원, 자녀 2명 이상 50만원 등의 혜택을 준다.

연간 주행거리 1만5000㎞, 휘발유 1L당 1700원 기준으로 연료비도 비교해봤다. 그랜드 체로키 L 약 323만원, GMC 아카디아 약 287만원으로 36만원 차이. 따라서 구매 좌우할 변수까진 아니다. 결국 비교의 핵심은 그랜드 체로키 L의 전천후 주행성능, 아카디아의 탁월한 공간 활용성이다. 이 가운데 내 라이프스타일과 더 맞는 쪽이 정답이다.

※ 로드테스트에서 더욱 다양한 정보와 사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창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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