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5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삼성 선발 후라도가 역투하고 있다. 뉴스1
“후라도, 후라도!” 삼성 라이온즈파크를 가득 메운 팬들은 아리엘 후라도(30·파나마)의 이름을 연호했다. ‘타이밍의 마술사’ 후라도가 삼성 라이온즈를 한국시리즈(KS)로 이끌었다.
삼성은 2025시즌을 앞두고 키움 히어로즈에서 두 시즌 동안 뛴 후라도를 영입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안정적으로 던지는 투수였기 때문이다. 후라도는 2023년과 24년, 60경기에 등판해 373과 3분의 2이닝을 던졌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는 21승에 머물렀지만 꾸준함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었다. 지난해에도 후라도는 삼성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KBO리그에 온 뒤 가장 좋은 15승 6패,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했다.
후라도는 상대를 윽박지르는 유형이 아니다.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카를로스 카라스코(LG 트윈스·시속 146.1㎞) 다음으로 느린 시속 146.4㎞에 불과하다. 대신 직구와 비슷한 폼에서 10㎞ 정도 느린 벌칸 체인지업을 던져 타자의 속도감을 흔들어 빗맞은 타구를 유도한다. 덕분에 홈런이 잘 나오는 라이온즈파크에서도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탈삼진 능력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정교한 제구를 앞세워 스트라이크 존 이곳저곳을 찌르면서 유리한 볼카운트에선 유인구를 던져 헛스윙을 이끈다.
하지만 가을 야구를 앞둔 후라도에겐 물음표가 붙었다. 후반기 시작을 앞두고 어깨 통증을 느껴 자리를 비웠다. 복귀 후엔 언제나처럼 잘 해줬지만, 시즌 막바지 두 번의 등판에선 연속으로 6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PO 2차전에서 선발등판한 후라도는 자신에 대한 우려를 비웃듯 6과 3분의 2이닝 2실점 투구로 승리를 따냈다. 1차전을 내준 삼성의 분위기를 끌어올린 호투였다.
1일 열린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5차전에서도 후라도는 자신의 투구 기술을 마음껏 뽐냈다. 1회 1점, 2회 3점을 뽑아낸 타선 덕분에 여유있게 마운드에 오른 후라도는 3회 실책으로 한 점을 줬을 뿐 5회까지 KIA 타선을 농락했다.
1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5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6회초 2사 1, 2루 상황 삼성 후라도가 KIA 한준수를 삼진으로 잡아낸 뒤 환호하고 있다. 뉴스1
4-1로 앞선 6회 초가 압권이었다. KIA는 선두타자 김도영이 상대 실책으로 출루했고, 나성범의 안타로 1·2루를 만들었다. 홈런 한 방이면 동점까지 갈 수 있는 상황. 그러나 후라도는 KBO리그 최고의 콘택트 능력을 가진 김선빈을 상대로 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구석구석 던져 삼진으로 잡아냈다. 다음 타자 한준수에겐 체인지업만 네 개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7이닝 5피안타 2볼넷 1실점(비자책). 6-1 승리를 거둔 삼성은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KIA를 물리쳤다. 2024년(준우승) 이후 2년 만에 KS 진출이다. 반면 KIA는 선발 애덤 올러가 2이닝 4실점 부진하면서 가을 야구 여정을 마쳤다.
삼성 베테랑 타자 최형우는 5차전에서도 활약을 이어갔다. 최형우는 1회 말 2사 1, 2루에서 올러를 상대로 선제 결승타를 때려내는 등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원태인은 9회 등판해 경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