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6-2027 KCC 프로농구 삼성 썬더스 대 SK 나이츠의 경기. 경기에 패한 삼성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5시즌 연속 남자 프로농구(KBL) 최하위였던 서울 삼성의 시즌 초반 돌풍은 팬들은 물론 다른 팀 선수에게도 납득하기 어려운 미스터리였다. 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삼성전을 앞두고 전희철 서울 SK 감독은 선수들에게 “머리를 맑게 비우라”고 주문했다. 꼴찌 시절 삼성을 깨끗이 잊고, 강팀으로 인정하고 경기에 임하자는 뜻이었다.
전 감독은 경기 전 “삼성이 어려운 농구를 하는 건 아니지만 기본적인 패턴을 실수 없이 한다. 그게 오히려 더 무섭다”며 “턴오버나 실수가 나왔을 때 선수들이 보여주는 태도도 지난해와 다르다. 팀 문화가 달라졌다”고 경계했다.
이런 절실한 마음이 통했다. SK는 이날 라이벌 삼성을 90-76으로 대파했다. 삼성의 파죽지세는 9연승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올 시즌 첫 패배. 최단 경기 전구단 상대 승리 기록 도전도 무산됐다. SK는 이번 시즌 첫 경기 패배 후 5연승을 달리며 선두 삼성(9승1패)을 추격했다.
SK는 1쿼터 초반 삼성 케렘 칸터와 저스틴 구탕에게 3점슛 4개를 얻어맞으며 6-12로 끌려갔다. 그러나 SK는 강팀을 상대하는 약팀처럼 침착하고 끈질기게 골밑부터 공략하며 활활 타오르는 삼성의 기세를 조금씩 누그러뜨렸다. SK 아이재아 힉스는 1쿼터 막바지 3분 동안 3점포 1개를 포함해 8득점을 쏟아내며 26-23으로 경기를 뒤집고 1쿼터를 끝냈다.
승부는 2쿼터에 갈렸다. SK는 36-33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2쿼터 막바지에 약 3분간 12점을 쏟아내며 48-33, 15점 차이로 격차를 벌렸다. 삼성은 전반에만 9개의 턴오버를 기록하며 무너졌다. 반면 SK는 2쿼터까지 턴오버 1개만 기록했다. SK는 3쿼터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고 77-50, 27점 차로 달아나며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SK 오재현은 3쿼터에만 12점을 터트리는 등 이날 22점을 뽑아내는 깜짝 활약을 펼쳤다. SK는 2점슛 성공률 50%, 3점슛 성공률 33.3%로 각각 37.2%, 23.9%에 그친 삼성을 압도했다.
김상식 삼성 감독은 경기 후 “안 될 때 나오는 플레이가 모두 나왔다. 반성이 필요한 경기다. 우리는 연패를 할 수 있는 팀이라는 걸 잊어선 안 된다”고 분위기를 추슬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