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상대로 슛을 쏘는 SK 나이츠 오재현(가운데). SK가 5연승을 달렸다. [연합뉴스]
5시즌 연속 남자 프로농구(KBL) 최하위였던 서울 삼성의 시즌 초반 돌풍은 농구 팬들은 물론 타팀 선수들에게도 납득하기 어려운 미스터리다. 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전에 앞서 전희철 서울 SK 감독은 선수들에게 “머리를 맑게 비우라”고 주문했다. 꼴찌 시절의 삼성을 깨끗이 잊고, 강팀으로 인정하자는 의미다.
전 감독은 경기 전 “삼성이 어려운 농구를 하는 건 아니지만 기본적인 패턴을 실수 없이 한다. 그게 더 무섭다”며 “턴오버 직후 선수들의 태도도 지난 시즌과 확연히 다르다. 팀 문화가 달라졌다”고 경계했다.
진지한 대응이 통했다. SK는 이날 ‘서울 라이벌’ 삼성을 90-76으로 대파했다. 시즌 초반 9연승 행진 중이던 삼성의 파죽지세에 마침표를 찍었다. 삼성의 10연승은 물론, 최단 경기 전구단 상대 승리 기록 도전도 저지했다. SK는 이번 시즌 첫 경기 패배 후 5연승의 상승세 속에 선두 삼성(9승1패)을 추격했다.
SK는 1쿼터 초반 삼성 케렘 칸터와 저스틴 구탕에게 3점슛 4개를 얻어맞아 6-12로 끌려갔다. 그러나 차분히 골밑부터 공략하며 상대 기세를 조금씩 누그러뜨렸다. 1쿼터 막바지 3분 동안 3점포 1개를 포함해 8득점을 쏟아낸 아이재아 힉스의 활약을 앞세운 SK는 26-23으로 스코어를 뒤집었다.
승부는 2쿼터에 갈렸다. 36-33으로 팽팽하게 맞선 중반 이후에 무려 12점을 연속 득점한 SK가 48-33, 15점 차로 달아났다. 당황한 삼성이 전반에만 9개의 턴오버를 기록하며 스스로 무너진 반면, SK는 2쿼터까지 턴오버 1개로 틀어 막았다. SK는 3쿼터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고 집중해 77-50, 27점 차로 달아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SK 오재현은 3쿼터에만 12점을 몰아넣는 등 2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김상식 삼성 감독은 경기 후 “안될 때 나오는 플레이가 다 나왔다. 반성이 필요한 부분”이라면서 “언제든 연패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고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삼성은 5일 울산 현대모비스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