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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번째 1조 달러 수출 눈앞

중앙일보

2026.11.01 07:40 2026.11.01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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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누적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곧 돌파한다. 인공지능(AI) 확산이 반도체 수출을 밀어올린 덕분이다. 한국은 독일·미국·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수출 1조 달러’ 고지에 오른다.

1일 산업통상부는 이런 내용의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지난달 수출액은 1152억8000만 달러(약 154조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3.7% 급증했다. 월간 수출액으로는 지난 9월(1211억 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올 1~10월 누적 수출액은 9300억 달러로, 연간 수출 1조 달러까지 남은 금액은 700억 달러에 불과하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11월 중 연 수출 1조 달러 달성이 확실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연간 수출 1조 달러를 기록한 나라는 독일·미국(2006년), 중국(2007년) 등 세계에서 3곳뿐이다. 수출 1000억 달러에서 1조 달러까지 중국은 13년, 독일은 30년, 미국은 31년이 걸렸다. 한국은 1995년 1000억 달러를 처음 넘어선 이후 31년 만에 1조 달러 고지를 밟게 됐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올해 세계 수출 4강에 오를 가능성도 커졌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국가별 수출 순위는 1위 중국(2조1254억 달러), 2위 미국(1조2383억 달러), 3위 독일(9409억 달러), 4위 네덜란드(5186억 달러), 5위 한국(4962억 달러) 순이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빠른 점을 고려하면 올해 연간 기준으로 네덜란드를 앞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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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절반은 반도체지만…20대 품목 중 18개가 날았다

주역은 물론 반도체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564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9.4% 급증했다. AI 설비투자 급증에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고 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달 49%로 절반에 육박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의 수출도 1년 전보다 34% 증가했다. 20대 주력 품목 가운데 18개 품목의 수출이 늘었다. 컴퓨터 수출은 AI 서버 인프라 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496.6% 급증한 58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자동차 수출도 18.1% 늘어난 65억5000만 달러로, 역대 10월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화장품(57.5%)과 농수산식품(11.6%), 바이오헬스(30.2%) 수출도 일제히 증가하며 역대 10월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석유제품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단가 인상 영향으로 수출액(69억2000만 달러)이 80% 늘었다.

반면에 선박 수출은 지난해 대규모 해양플랜트 수출에 따른 기저효과로 43.6% 줄었다. 생활용품 수출은 안경·시계 등 패션잡화 수출이 줄면서 13.4% 감소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지난달 수입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6% 증가한 727억8000만 달러였다. 중동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에너지 수입액이 63.1% 증가한 영향이 컸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는 425억 달러 흑자로, 2개월 연속 400억 달러를 웃돌았다. 올 1~10월 누적 무역흑자는 2949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91억 달러 늘었다.

반도체 훈풍이 불고 있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엔 남의 일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집계한 올 3분기 말 기업 대출 연체율은 0.49%로, 2017년 2분기(0.58%) 이후 가장 높았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올 들어 꾸준히 상승하며 0.6%까지 올랐다. 매출도, 현금 흐름도 나빠진 가운데 금리까지 치솟은 탓이다.

내수와 고용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통계를 보면, 올 3분기 소매판매액 지수(불변)는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에 0.1% 줄어든 이후 5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감소 폭도 지난해 1분기(-0.8%) 이후 가장 컸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기술·자본 집약적 산업인 반도체는 다른 산업과의 연관 효과가 작아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다”며 “내수 경기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신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수현.장원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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