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동행식당에서 만나 조찬 회동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 관련 항소심 무죄를 받은 이후 오 시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 간 ‘훈훈 연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두 사람 간 관계를 들여다 보면 연대를 막는 요인이 겹겹이 쌓인 고차 방정식 같은 난제”(국민의힘 3선 의원)란 반응이 당내 적지 않다.
오 시장은 거듭 보수 통합론을 강조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달 31일 방송된 TV조선 강적들에 출연해 “이재명 정권이 정치하는 걸 보면 행정권은 당연히 장악한 거고, 사법부까지도 발밑에 두려는 심산”이라며 “한동훈 의원뿐만 아니라 장동혁 대표까지도 다 아울러서 못 만날 사람 없고 힘 합치지 못할 사람 없다. 전부 다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한 의원의 최대 과제인 국민의힘 복당에 대해선 개입을 피하는 모습이다. 오 시장 측 인사는 1일 중앙일보에 “오 시장이 지금 한 의원의 복당 문제를 해결해줄 권한이 없고 그렇게 할 생각도 지금은 없다”고 했다. 오 시장도 전날 방송에서 “살얼음판을 건너가듯이, 유리 그릇을 다루듯이 해야 한다”며 한 의원 복당에 관해 신중론을 펼쳤다.
국민의힘 3선 의원은 “섣불리 복당론에 힘을 실었다간 한 의원에 대해 거부감이 남아 있는 대구·경북(TK) 의원과 옛 친윤계 등 당 주류로부터 반감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오 시장 입장에선 내년 총선 등을 앞두고 당내 기반을 확대하는 게 시급한 문제다. 반면 한 친한계 인사는 “오 시장이 복당에 대해 외면한다면 연대 주장은 허무맹랑한 소리일 뿐”이라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바라보는 시선도 엇갈린다. 오 시장은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장 대표 사퇴론을 주장하며 대립했지만 최근엔 장 대표를 연대의 한 축으로 거론하고 있다. 오 시장은 TV조선에 출연해 “정치라는 건 결국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대권이 목표인 오 시장 입장에서 강성 보수의 한 축인 장 대표를 적으로 돌리는 건 마이너스라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2024년 12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장동혁 의원이 나가는 사이 미소를 짓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장 대표와 숙적 관계인 한 의원의 입장은 다르다. 한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을 위한 연대는 친분이 아니라 명분으로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한 의원 측 관계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을 계몽령이라 부르고, 부정선거까지 외치는 장 대표와는 같은 배를 탈 수 없다는 뜻”이라고 했다.
장 대표도 1일 MBN에 출연해 오 시장과의 연대 가능성에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당원들의 뜻을 모아 통합과 연대를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 의원에 대해선 “제명의 원인이 됐던 정치적, 법적 문제 모두 해결되지 않았다. 복당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며 복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오 시장과 밀착하는 반면 한 의원과 껄끄러운 관계인 점도 미묘한 요소다. 이 의원은 오 시장의 항소심 선고 당일인 지난달 23일 항소심 법정을 찾았고 같은달 26일 서울시장 만찬에 참석해 ‘오세훈 삼행시’까지 언급했지만, 한 의원을 겨냥해선 “천박한 법 기술자”(10월 23일) “내부에 수류탄을 까 넣은 사람”(10월 26일) 등 거칠게 공격하고 있다. 친한계에선 “정치인 이전에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짓”(신지호 전 의원)이라며 갈등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오 시장은 지난달 31일 TV조선 방송에서 “이 의원은 제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다.
2025년 5월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서울 마포구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스프링페스타 WONDER SHOW'에서 개막식을 관람하고 있다. 뉴스1
연대가 교착 국면에 놓이면서 두 사람 모두 국민의힘 내 정치적 반경을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오 시장은 3일 국민의힘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 8명과 만찬을 진행한다. 이날 오전에는 국회 토론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한 의원도 같은 날 김기현·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국회에서 ‘정당개혁,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를 공동 개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