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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 결정 28년간 안 알린 軍…“보상금 지급 거부”에 法 판단은

중앙일보

2026.11.01 15:10 2026.11.0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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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이 복무 중 숨진 군인을 순직으로 재분류하고도 약 28년 간 유족에게 알리지 않은 뒤 소멸시효를 이유로 보상금 지급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0부(부장판사 정은영)는 최근 A씨의 유족이 국군재정관리단장을 상대로 낸 군인사망보상금 지급 불가 결정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1954년 9월 육군에 입대해 건설공병단에서 복무하던 중 1956년 11월 사망했다. 군은 당초 사망 원인을 병사로 처리했다.

육군본부는 1996~1997년쯤 A씨의 사망을 순직으로 재분류했지만 유족에게 알리지 않았다. 유족은 지난해 5월에야 순직 사실을 통보받고 같은 해 11월 사망보상금을 청구했다.

국군재정관리단은 옛 군인사망급여금 규정상 사망 통지를 받은 날부터 5년 이내에 보상금을 청구해야 한다며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유족은 순직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사정 등을 들어 소송을 냈다.

재판부도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점은 인정했다. 소송을 낸 A씨의 동생이 1965년쯤 어머니에게 형이 군 복무 중 숨졌다는 말을 들은 만큼, 늦어도 당시에는 유족이 보상금 지급 사유를 알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유족이 보상금을 청구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다며 군의 소멸시효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군이 사망을 병사로 안내해 유족이 구체적인 사망 경위를 알기 어려웠고, 보상금 지급 절차에 관한 설명도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군이 이후 순직 재분류 결정을 하고도 이를 통보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A씨 유족이 권리를 행사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순직 결정을 알았다면 보상금 지급을 청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군이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보상금 지급을 거부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 권리남용”이라며 “보상금 지급을 거부한 것은 군인사망보상금 제도의 취지에 어긋나고, 소멸시효 제도의 존재 이유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박종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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