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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의원 차는 주차딱지 끊기 전 전화 좀”…구의원 황당 요구

중앙일보

2026.11.01 16:51 2026.11.0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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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원의 주정차 위반 과태료 면제 요청 모습을 생성 인공지능(AI)을 통해 표현한 삽화. 사진 챗GPT

구의원의 주정차 위반 과태료 면제 요청 모습을 생성 인공지능(AI)을 통해 표현한 삽화. 사진 챗GPT

현직 서울시 구의원이 상임위원회 안건 심사 중 구청 공무원에게 구의원 차량은 불법 주정차 단속을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 공무수행 차량에 대한 정당한 요청이라는 입장이지만, 의정활동 등을 이유로 특혜를 요구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일 금천구의회 임시회의록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지난달 19일 구의회에서 열린 제1차 복지건설위원회에서 구청 관계자에게 “우리 의원들 차까지 (주차 딱지를) 끊고 있다”며 주정차 단속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A 의원은 “주택가도 주차 딱지를 끊으니까 차 댈 데는 없고 참 문제”라며 “공무수행이라고 앞에다 붙여놓았는데도 딱지를 끊고 있기 때문에 처리 좀 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구청의 불법 주정차 견인 업무 일부를 민간에 위탁하는 안건에 대해 심의하던 중 나온 발언이었다.

불법주차 과태료 부과 당시 상황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A 의원은 “금빛공원 노숙자들 때문에 민원 들어와서 얘기하고 오면 딱지를 끊고 갔다”며 “앞으로는 될 수 있으면 공무수행이라고 돼 있는 의원들 차는 민원이 들어왔을 때 그 의원한테 전화해서 차 좀 빼달라고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구청 관계자는 “불법주차를 우선 단속하는데, 공무적인 내용으로 불가피하게 주차한 경우 공문을 보내주시면 다 처리해드리고 있다”고 답했다.


부산 동구청 직원들이 도로에서 불법주차 단속을 하는 모습. 송봉근 객원기자

부산 동구청 직원들이 도로에서 불법주차 단속을 하는 모습. 송봉근 객원기자

현행 도로교통법에 정치인 탑승 차량에 과태료를 면제하는 조항은 없다. 다만 구청 등에선 공무 수행 차량의 불법 주차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142조에 규정된 과태료 면제 사유 중 “그 밖에 부득이한 사유라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고 과태료를 면제하고 있다. 범죄 예방·진압, 교통지도단속, 응급환자 수송 등 해당 조항에서 규정하는 다른 과태료 면제 사유와 비교했을 때 정치인의 의정활동은 그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치인 차량에 대한 부당한 과태료 면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잇달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8월 특별감찰 결과 부당하게 구의원의 주정차 과태료 면제를 요청한 것으로 드러난 인천 동구 의회에 기관경고 처분을 내렸다. 행안부는 경고장에서 “동구 의회에서는 의원들이 이용한 차량의 주정차 위반 건이 ‘공무상 부득이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단순 의정활동임에도 과태료 면제 요청 공문을 부당하게 수차례 걸쳐 지시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불법 주정차 단속 특혜 논란에 대해 A 의원은 공무 수행에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융통성을 발휘해달라는 취지였다는 입장이다. 그는 “과태료를 면제해달라는 게 아니라 공무수행 중인 차량에 대해선 단속을 자제해달라는 의미”라며 “민원인 얘기를 듣고 왔더니 차에 시동도 안 꺼졌는데 딱지를 끊고 갔다. 당시 부과된 과태료는 이미 다 납부했다”고 말했다.



오삼권([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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