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1(k)와 IRA가 얼마인지, 소셜시큐리티는 매달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은퇴 후 생활비는 얼마나 필요한지를 계산한다. 물론 모두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은퇴 계획을 세우면서 의외로 빠뜨리기 쉬운 비용이 하나 있다. 바로 롱텀케어(Long-Term Care), 장기 간병 비용이다.
롱텀케어 비용을 준비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언제 필요하게 될지, 그리고 얼마나 오랫동안 필요할지를 미리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어떤 분은 평생 큰 도움 없이 생활하실 수도 있지만, 어떤 분은 몇 년 동안 집에서 도움을 받거나 어시스티드 리빙(Assisted Living) 또는 너싱홈(Nursing Home)과 같은 시설을 이용해야 할 수도 있다.
문제는 아무런 준비 없이 갑자기 간병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다. IRA나 401(k), 투자계좌 등에서 예상보다 많은 돈을 한꺼번에 인출해야 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세금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무엇보다 본인이나 배우자의 남은 은퇴생활을 위해 사용해야 할 자산이 예상보다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
그래서 은퇴자산을 하나의 덩어리로만 생각하기보다는 목적에 따라 나누어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은퇴 후 매달 필요한 생활비를 위한 자산, 비상시에 사용할 자산, 장기적으로 성장시킬 자산과 함께, 향후 간병이 필요할 경우 사용할 자금을 별도로 마련해 두는 것이다.
준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충분한 자산을 따로 마련하여 직접 비용을 부담하는 Self-Funding 방법도 있고, 전통적인 롱텀케어 보험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에는 생명보험이나 어뉴이티에 롱텀케어 혜택을 결합하여, 간병이 필요할 경우에는 롱텀케어 비용으로 활용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다른 혜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들도 있다.
최근 상담한 50대 중반 부부는 Asset-Based 롱텀케어 플랜을 선택했다. 부부가 각각 매달 일정 금액을 정해진 기간 동안 납입하고, 간병이 필요해지면 한 사람당 최대 6년 동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간병 비용이 해마다 오르는 것을 고려해 혜택 금액이 매년 늘어나는 인플레이션 옵션도 함께 넣었다. 특히 두 분은 은퇴 후 한국에서 지내는 시간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 간병이 필요해지더라도 혜택을 100% 받을 수 있는 플랜을 선택했다. 그리고 납입한 돈이 사라지지 않고 가족에게 돌아간다는 점도 두 분에게 중요한 이유였다.
이렇게 준비해 두면 한 분에게 간병이 필요해지더라도 은퇴자산은 그대로 부부의 생활비로 사용하고, 간병 비용은 따로 준비한 자금에서 해결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은 하나의 예일 뿐이며, 나이와 건강 상태, 자산 규모에 따라 알맞은 방법은 달라진다.
은퇴 준비는 단순히 얼마를 모았느냐만의 문제는 아니다. 평생 모은 자산을 어떻게 소득으로 만들 것인지,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생겼을 때 그 자산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까지 함께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