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미사일 날아온다” 한밤 러·우크라 뒤집은 공습 경보 알고보니
중앙일보
2026.11.01 19:49
2026.11.02 02:14
30일(현지시간) 러시아 사마라주 노보쿠이비셰프스크에 대규모 드론 공격이 발생했다. 이 지역의 한 정유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1일(현지시간) 엿새간의 국지 휴전을 종료하자마자 양국에서 공습경보 시스템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 피해가 잇따라 보고됐다.
우크라이나에서는 핵·화학 공격과 시가전 위협을 알리는 허위 경보가 발송됐다. 러시아도 자국 비상경보 앱이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이날 드론 공격 위협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자체 모바일 앱이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비상사태부는 텔레그램을 통해 “공격자들이 대중에게 허위 정보를 보낼 수 있게 됐다”며 담당 팀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발표는 우크라이나 공군이 자국 공습경보 앱의 해킹 피해 가능성을 알린 지 몇 시간 만에 나왔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1일 밤 10시47분께 공식 경보 앱을 통해 수도 키이우 등 여러 지역에 방사능·화학무기 공격 위협을 알리는 허위 경보가 발송됐다.
하르키우 등 일부 도시에는 시가전과 포격 위협을 알리는 가짜 알림도 떴다.
앱에는 러시아의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 ‘오레시니크’가 다가오고 있다는 조롱성 메시지도 게시됐다. 오레시니크는 핵탄두와 재래식 탄두를 모두 탑재할 수 있는 러시아의 미사일이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적대세력의 개입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산하 허위정보대응센터도 경보 앱 ‘에어 얼러트(Air Alert)’가 해킹당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방사능 위협은 없다며 시민들에게 침착함을 유지하고 공식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최신 정보를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허위 경보는 약 1시간 뒤 종료됐다.
이번 공격은 링크가 첨부된 피싱 방식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구체적인 공격 경로와 배후는 확인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전략소통센터는 러시아를 배후로 지목했다.
양국의 경보 앱 해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합의한 국지 휴전이 종료된 직후 발생했다.
양측은 지난달 27일 새벽부터 이달 1일 밤까지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올레시키에서 엿새간 휴전을 이어갔으나 연장 없이 종료했다.
미국의 중재로 성사된 이번 휴전은 2022년 전쟁 발발 이후 가장 긴 국지 휴전으로 알려졌다.
휴전 종료 이후 양측의 군사적 충돌이 다시 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이 중재하는 종전 협상은 이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재개될 전망이다.
고성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