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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항공권 400만원 치솟자 “안 간다”…가성비 여행지 뜬 이곳

중앙일보

2026.11.01 22:53 2026.11.02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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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모(34)씨는 올해 일본 도쿄·오사카와 중국 상하이를 두어 달 간격으로 다녀왔다. 유럽을 즐겨 찾던 김씨가 가까운 아시아로 눈을 돌린 건 여행 비용 때문이다. 김씨는 “휴가철 유럽 왕복 항공권이 400만원을 넘는 걸 보고 놀랐다”며 “일본은 비행시간이 짧고 엔화도 저렴해 쇼핑과 맛집을 즐기러 1박 2일로 두 번이나 다녀왔다”고 말했다.

지난 3월 30일 일본 도쿄 신주쿠구의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 3월 30일 일본 도쿄 신주쿠구의 모습. AFP=연합뉴스


해외여행을 떠나는 한국인의 발길이 일본과 중국 등 가까운 아시아 국가로 쏠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고환율과 중동 전쟁에 따른 항공료 부담이 겹치면서 ‘가성비 근거리 여행’이 인기를 끌었다.

2일 BC카드가 2024~2026년 상반기 자사 고객의 해외여행 소비를 분석한 결과다. 올해 아시아 지역을 방문한 여행객 비중은 69.7%로 2024년(59.2%)보다 10.5%포인트 높아졌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일본과 중국의 비중이 2년 새 각각 8.9%포인트, 5.8%포인트 늘었다. 반면 유럽은 19.9%에서 14.2%로, 북미는 14.2%에서 10.6%로 줄었다.
김지윤 기자

김지윤 기자


이 같은 흐름은 항공 여객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 노선 이용객은 1045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9% 늘었다. 중국 노선 이용객도 707만 명으로 22.8% 증가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은 지난 7월 올해 상반기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이 567만51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8.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여행 비용과 입국 편의성도 근거리 여행 선호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2월 중동 전쟁으로 항공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장거리 항공료 부담이 커진 탓이다. 대한항공의 뉴욕 노선 왕복 유류할증료는 3월 19만8000원에서 5월 112만8000원으로 5.7배 뛰었다. 반면 중국은 2024년 11월 한국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고 체류 가능 기간도 30일로 늘려 여행 문턱을 낮췄다.

근거리 여행에는 비용 대비 만족도를 중시하는 ‘가성비’ 소비 경향도 엿보인다. BC카드 조사에서 일본 여행객의 1인당 카드 이용금액은 2024년 48만7000원에서 올해 50만8000원으로 4.4% 늘어나는 데 그쳤고, 중국은 44만8000원에서 34만원으로 24.1% 줄었다. 반면 미국은 87만1000원으로 12.5% 증가했다. 가까운 여행지에서는 지출이 크게 늘지 않은 반면, 미국에서는 씀씀이가 커지는 양상이다.

윤유식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전쟁과 유가 상승, 높은 현지 물가로 장거리 여행의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가까운 아시아 여행지의 매력이 높아졌다”며 “멀리 떠나기보다 가까운 곳에서 짧게 여행하며 소도시나 맛집 등 색다른 경험을 찾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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