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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전기차에 안방 내줄라…정부, 세액공제 카드 다시 꺼냈다

중앙일보

2026.11.02 00:24 2026.11.02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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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석 달 전 정부가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했던 완성 전기차가 다시 검토 대상에 올랐다. 국내 전기차 10대 중 4대 가까이가 중국산이 되면서 국내 생산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진 결과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일 경기 화성 현대자동차·기아 기술연구소를 찾아 자동차 업계 간담회를 열었다. 기업들로부터 전기차 생산세액공제 도입을 건의받은 이 부총리는 “국회 논의 과정에 정부도 적극 참여하고 심도 있게 논의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자동차그룹 남양연구소를 방문해 자율주행 실증차량을 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자동차그룹 남양연구소를 방문해 자율주행 실증차량을 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생산세액공제는 국내에서 전략산업 제품을 생산·판매한 실적에 따라 세금을 감면하는 제도다. 이재명 대통령도 당 대표 시절이던 지난해 2월 아이오닉 6·9 등 전기차를 생산하는 현대차 아산공장을 찾아 도입을 제안했다.

정부는 지난 8월 세법개정안에서 반도체·2차전지 등 6대 분야를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시켰지만 전기차는 제외했다. 생산 기반이 취약한 핵심 부품·소재를 우선 지원하고 2차전지 지원으로 완성차 경쟁력도 높인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중국산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1~9월 신규 등록 전기차(29만6801대) 중 중국산(11만2968대) 비율은 38.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포인트 높아졌다. 전기 승용차는 중국산이 43.5%, 국산이 48.7%로 국산이 처음 절반 아래로 밀렸다.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한 테슬라와 비야디(BYD) 등의 판매 확대가 맞물린 결과다.

주요국보다 낮은 한국의 무역장벽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은 중국산 전기 승용차에 127.5%의 관세를, 유럽연합(EU)은 기본관세 10%에 17~35.3%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 반면 한국은 기본관세 8% 외 추가 관세가 없다. 정부는 올해 7월부터 사후서비스(AS)와 국내 공급망 기여도 등을 평가해 구매보조금 지급 사업자를 선정해 BYD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했다. 다만 중국에서 생산하는 테슬라에는 여전히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자동차 업계는 구매보조금과 배터리 세액공제만으로 국내 생산 기반을 지키기 어렵다고 본다. 조철 고려대 미래성장연구원 특임교수는 “국내 전기차 생산이 줄면 배터리 수요도 줄어 세액공제가 의미 없어진다”며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전기차 완전 전환 시 국내 공장 한두 곳이 문을 닫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움직임도 달라졌다. 이 부총리는 지난달 25일 관계부처 경제현안간담회에선 제도 보완을 논의했고, 이번에는 직접 현장 의견을 들었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산 전기차의 급격한 성장으로 지원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국회에서도 전기차 생산세액공제 도입을 위한 입법이 추진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과 윤후덕 의원,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 등 여야 의원 19명이 각각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이언주 의원은 “전기차 생산 기반 약화가 배터리·철강·로봇·자율주행 산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재경부는 전기차 생산세액공제 도입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통상 갈등 등이 변수도 남아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국회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것이 현재 입장”이라고 말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이날 세법개정안 심사를 시작했다.



안효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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