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달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2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보석으로 풀려난 뒤 지정된 주거지인 병원을 벗어난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 대해 법원이 보석취소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서울고법 형사13부는 2일 한 총재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항소심 공판에서 한 총재가 서울아산병원을 벗어나 경기 가평의 통일교 시설인 천정궁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되자 보석취소 심문을 진행했다.
김건희 특별검사팀은 “피고인이 주기적, 반복적으로 천정궁을 오간 사실이 확인될 경우 보석조건을 위반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며 “재판부가 관련자들 접촉 금지를 조건으로 달았는데 증인으로 출석했거나 출석 예정인 자들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 총재 측 변호인은 “보석결정문을 봤을 때 주거 제한은 명확하게 인식했지만 외출 제한까지 되는 거라고 인식하지 못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외출할 때 생기는 문제를 고려하면 사실상 외출할 수 있는 곳은 천정궁밖에 없어 낮 시간 휴식을 취하고 돌아오는 외출이었다”며 보석 조건에 오해가 있었다면 조건을 명확히 하면 될 뿐 취소할 사안은 아니라고 했다.
이에 재판부는 “보석허가 심문 때 어떤 조건도 수용하겠다고 했고, 가능하면 (천정궁을) 주거지로 해달라고 했지만 관련 사건이 진행되는 점을 고려해서 구속집행정지보다 낫지 않은 수준으로 보석을 결정했다”고 짚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달 19일 한 총재의 보석을 허가하면서 주거지를 치료받고 있는 서울아산병원으로 제한하고, 의료인과 변호인, 거동 보조인 등 일부를 제외한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금지했다.
재판부는 이어 “변호인이 원했던 보석 장소인 주거지(천정궁)에 외출은 가능하다고 해석했다니 재판부에선 그게 더 당황스럽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양측 입장을 종합해 보석 조건 위반을 이유로 보석을 취소할지, 조건을 더 엄격하게 변경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휠체어를 타고 출석한 한 총재는 재판이 끝날 무렵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혼자서는 거동을 할 수 없고 도움받지 않으면 한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생활의 연속”이라며 “선처해주신다면 평생을 살았던 주거 공간에서 치료받으면서 남은 생을 살아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