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부부 여권번호까지…‘1호기 탑승자’ 168명 정보 유출
중앙일보
2026.11.02 04:51
2026.11.02 12:16
악성코드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유료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1호기 탑승자 명단’ 파일. 해당 파일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 등 총 168명의 개인정보가 담겼다. 사진 KBS 캡처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를 비롯한 대통령 전용기 공군 1호기 탑승자 168명의 개인정보가 인터넷 사이트에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통령 경호원과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여권 정보까지 노출돼 경호·보안상 우려가 제기된다.
2일 KBS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악성코드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유료 인터넷 사이트에 ‘1호기 탑승자 명단’이라는 제목의 엑셀 파일이 게시됐다.
해당 파일에는 이 대통령과 김 여사의 이름과 생년월일, 여권번호, 여권 발급일 및 만료일 등이 담겼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당시 김용범 정책실장을 비롯한 정부 고위 관계자, 대통령실 수행원, 출입기자 등 총 168명의 개인정보가 포함됐다.
KBS는 명단에 포함된 자사 청와대 출입기자의 실제 여권번호를 대조한 결과 정보가 일치했다고 전했다.
해당 명단은 지난 6월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 당시 공군 1호기 탑승자 명단으로 추정된다. 파일은 대통령이 순방을 위해 출국하기 약 일주일 전 사이트에 게시됐으며, 유료 회원이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상태로 약 5개월간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9일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참석과 유럽 순방을 위해 출국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성남 서울공항 공군 1호기에서 환송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명단에는 대통령 경호처 소속 경호원과 주치의 등 의료진, 대통령 부부의 의상·미용 담당 수행원뿐 아니라 대통령이 먹을 음식을 확인하는 검식관의 개인정보도 포함됐다.
경호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의 신원과 여권 정보가 외부에 노출될 경우 신원 추적이나 정보 수집 등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장기붕 전 청와대 경호처 경호부장은 KBS에 “번호들이 한꺼번에 다 노출됐다면 그건 국가 보안 업무 측면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KBS는 보도에 앞서 해당 사이트 관리자에게 파일 삭제를 요청하고 청와대에도 유출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청와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보도 내용에 대해 사전 인지 후 대응 조치를 취했으며 앞으로 외교부 등에서 추가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동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현재 관련 경위 등에 대해 다각적인 조사를 심도 있게 진행하고 있는바, 조사 결과에 따라서 필요한 조치를 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예슬([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