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타리오 온라인 도박 판돈 한 해 827억 달러…같은 돈이 반복해 걸린 금액일 뿐, 이용자 실제 손실은 32억 달러
주당 50달러 10년 걸면 판돈 2만6000달러에 약 1500달러 잃어…같은 돈 연 5% 투자하면 약 3만3500달러
캐나다 스포츠 베팅 이용자 57% "돈 벌려고"…28% "주변에 중독 걱정되는 사람 있다"
온타리오의 합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에 한 해 동안 걸린 돈이 827억 달러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도박 시장을 관리하는 아이게이밍 온타리오(iGaming Ontario)에 따르면 2024-25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온라인 카지노와 스포츠 베팅 판돈은 전년보다 31% 늘었다. 최근에는 베팅 앱을 재테크 수단처럼 여기는 젊은 층이 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 숫자가 이용자들이 번 돈과는 거리가 먼, 반복해서 걸린 돈의 합계이며, 계산상 도박은 할수록 손해라고 지적한다.
827억 달러 판돈의 실체…이용자 손실은 32억 달러
827억 달러는 새로 들어온 돈과는 다른 개념으로, 걸린 판돈을 모두 더한 금액이다. 한 번 딴 돈을 다시 걸면 같은 돈이 두 번 계산되고, 이런 과정이 되풀이되다 결국 대부분 사라진다. 실제 의미 있는 숫자는 운영업체가 당첨금을 지급하고 남긴 돈이다. 아이게이밍 온타리오 집계로 2024-25회계연도 업체들의 도박 수익은 32억 달러로, 이용자들이 전체적으로 잃은 금액에 해당한다.
판돈의 대부분은 스포츠보다 온라인 카지노에서 나왔다. 카지노 게임 판돈이 696억 달러였고, 스포츠·e스포츠 등의 베팅은 114억 달러였다. 업체가 가져간 몫을 판돈과 비교하면 스포츠 베팅은 1달러당 6센트가량, 카지노는 3센트가량이다. 적어 보이지만 반복하면 차이가 커진다. 100달러로 시작해 남은 돈을 계속 다시 걸고 매번 5.7%를 업체가 가져간다고 가정하면, 평균적으로 10번 뒤에는 약 56달러, 20번 뒤에는 약 31달러만 남는다.
주 50달러 10년 베팅 땐 1500달러 손실…투자하면 3만3500달러
매주 50달러씩 10년 동안 베팅하면 판돈은 모두 2만6000달러가 된다. 업체 몫이 5.7%라면 평균 1500달러가량을 잃고, 자산은 전혀 늘지 않는다. 같은 돈을 매주 50달러씩 연 5% 수익을 내는 상품에 넣으면 10년 뒤 약 3만3500달러가 된다. 투자 수익은 보장되지 않지만, 분산 투자를 오래 유지하면 확률은 투자자 편에 서는 반면, 베팅 앱에서는 결국 업체가 이기도록 구조가 짜여 있다.
베팅 앱이 투자처럼 느껴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종목을 고르듯 베팅 대상을 정하고, 실시간으로 바뀌는 숫자를 보다가 원하는 때 돈을 빼는 구조가 주식 거래 앱과 비슷하고, 소셜미디어가 그 경계를 더 흐리게 만든다. 앵거스리드연구소가 지난 5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스포츠 베팅을 한 캐나다인은 13%였고, 55세 미만 남성은 5명 가운데 1명 이상이었다. 베팅 이용자의 57%는 '돈을 벌기 위해서'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아 '오락'(51%)보다 많았다. 그러나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는 이익을 내고 배당을 주는 기업의 지분을 갖는 것인 반면, 베팅은 한 가지 결과에 대한 권리일 뿐이며 배당률은 어느 쪽이 이기든 업체가 이익을 내도록 정해진다.
중독 우려 커져…”베팅은 돈 내고 즐기는 오락"
중독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앵거스리드 조사에서 캐나다인의 28%는 주변에 스포츠 베팅에 중독됐을까 걱정되는 사람이 있다고 답했고, 18~34세 남성에서는 그 비율이 37%로 높아졌다. 69%는 스포츠 베팅이 확대되면서 문제 도박자가 늘어날 것을 우려했다. 최근에는 아이게이밍 온타리오가 2022년 시장 개방 직전 의뢰한 문제 도박 실태 연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토론토스타 보도가 나왔다. 정보공개 청구로 드러난 회의록에는 연구 초기 결과가 '예상과 다르다'는 표현이 담겼고, 아이게이밍 온타리오는 연구가 정책에 반영할 만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베팅을 재산을 불리는 수단보다는 돈을 내고 즐기는 오락으로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온타리오의 합법 베팅 사이트는 입금액과 이용 시간 한도를 설정할 수 있게 하고 있는 만큼, 손실이 이어진 뒤보다 시작하기 전에 한도를 정해 두는 것이 좋다. 월급날마다 소액이라도 비과세 저축 계좌(TFSA)나 첫 주택 저축 계좌(FHSA)로 자동 이체하는 습관이 장기적으로 훨씬 큰 차이를 만든다. 돈을 빌려 베팅하거나, 잃은 돈을 만회하려 더 걸거나, 베팅 금액을 숨기는 것은 중독의 경고 신호다. 온타리오에서는 커넥스온타리오(1-866-531-2600)가 24시간 무료 비밀 상담을 제공한다. 스포츠 중계와 함께 베팅 광고에 자주 노출되는 한인 청년층과 자녀를 둔 부모도 이런 구조를 함께 알아 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