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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고 온도 50도까지…유럽 슈퍼마켓 잇단 해킹 의심 사고

중앙일보

2026.11.02 06:54 2026.11.0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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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스웨덴 셰보의 ICA 크반툼 수퍼마켓에서 냉장·냉동고 온도가 섭씨 50도까지 치솟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상했거나 상할 우려가 있는 식품들이 쇼핑카트에 담겨 있다. AFP=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스웨덴 셰보의 ICA 크반툼 수퍼마켓에서 냉장·냉동고 온도가 섭씨 50도까지 치솟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상했거나 상할 우려가 있는 식품들이 쇼핑카트에 담겨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프랑스 수퍼마켓 수백 곳에서 냉장·냉동 설비를 노린 사이버 공격이 발생한 데 이어 벨기에와 룩셈부르크, 스웨덴, 에스토니아에서도 유사한 사고가 잇따랐다. 일부 매장에서는 냉장·냉동고의 온도가 급격히 상승해 식품을 폐기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 유통기업 아홀드 델레이즈는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 사이 벨기에와 룩셈부르크의 수십 개 수퍼마켓에서 냉장·냉동 설비의 온도가 상승하는 IT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벨기에에서는 수퍼마켓 체인 델레이즈의 약 40개 매장과 까르푸 15개 매장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스파(Spar) 매장 5곳에서도 냉장 설비에 문제가 발생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냉장고와 냉동고의 온도가 섭씨 15도까지 상승했다. 매장 직원들은 식품 손실을 막기 위해 새벽부터 출근해 냉장 설비를 점검했으며, 일부 매장은 냉장 트럭을 동원해 상품 보존에 나섰다.

2일(현지시간) 스웨덴 셰보의 ICA 크반툼 수퍼마켓에서 냉장·냉동 설비에 문제가 발생해 직원들이 냉동식품을 폐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스웨덴 셰보의 ICA 크반툼 수퍼마켓에서 냉장·냉동 설비에 문제가 발생해 직원들이 냉동식품을 폐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벨기에 냉장 설비업체 사브코벨의 스테판 묄란스 최고경영자(CEO)는 현지 벨가통신에 사이버 공격으로 냉각 장치의 증발기가 성에 제거 모드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다만 델레이즈 측은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스웨덴에서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다. 현지 수퍼마켓 체인 ICA는 일부 매장의 냉장·냉동 설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으며, 쿠프(Coop) 역시 매장 6곳에서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스웨덴 셰보 지역의 한 ICA 매장은 SNS를 통해 냉장고와 냉동고가 해킹당해 섭씨 50도로 설정됐다고 주장했다. 다만 ICA와 쿠프 본사는 사이버 공격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스웨덴 국가사이버보안센터는 전국 식료품점의 냉장 설비와 관련한 여러 사고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스토니아에서도 수퍼마켓 냉장 설비의 온도가 섭씨 50도로 설정되는 사고가 확인됐다. 현지 냉장 설비 업체 키트만 콜드테크는 공격자가 냉각 장치를 제어하는 컴퓨터에 접근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고는 신속히 조치돼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약 30km 떨어진 보르트메르베이크의 델레이즈 수퍼마켓에서 냉장·냉동 설비에 문제가 발생해 진열대가 텅 비어 있다. AFP=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약 30km 떨어진 보르트메르베이크의 델레이즈 수퍼마켓에서 냉장·냉동 설비에 문제가 발생해 진열대가 텅 비어 있다. AFP=연합뉴스


앞서 프랑스에서는 지난달 사이버 공격으로 최대 700개 수퍼마켓의 냉장·냉동 설비가 영향을 받았다. 해커들은 인터넷에 연결된 냉각 장치를 원격으로 조작해 내부 온도를 섭씨 50도 이상으로 높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여러 매장에서 육류와 유제품, 냉동식품 등을 대량 폐기해야 했으며 일부 매장에서는 화재도 발생했다. 프랑스 검찰은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인터넷에 연결된 냉장·냉동 설비의 보안 취약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원격으로 온도를 조절하거나 고장 여부를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이 사이버 공격의 통로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유럽 각국에서 발생한 사고가 동일한 공격자에 의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달 프랑스에서 발생한 공격 역시 배후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현예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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