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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담배유해성관리법, 규제 강화 첫걸음 돼야

중앙일보

2026.11.02 07:01 2026.11.02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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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주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원장

김헌주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원장

최근 전자담배와 가향담배가 확산하면서 담배 사용으로 인한 국민 건강 폐해와 사회경제적 손실이 커지고 있다. 반면 담배 유해성 정보는 기업비밀을 이유로 공개가 제한돼, 담배업계가 전자담배를 ‘덜 위해한 담배’로 둔갑시켜 홍보하는 수단으로 악용돼 왔다. 이에 담배규제 강화를 향한 정부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4월 담배규제 범위를 확대한 담배사업법 개정에 이어, 지난주 담배유해성관리법에 따른 ‘담배의 유해성 관리에 관한 기본계획’과 ‘담배제품의 유해성분 정보 공개’를 공표하면서 급변하는 담배시장에 대한 규제 실효성을 높일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이번 검사 결과 모든 담배제품에서 인체 발암물질이 검출돼 담배의 위해성이 다시금 입증됐다. 다만 세부 결과를 해석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실제 유해물질 노출 정도는 표준시험조건과 달리 개인의 흡연 습성이나 흡입량, 다중 사용 등 흡연 행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궐련과 액상형·궐련형 전자담배 등 제품마다 원료와 연소·가열 및 성분검사 방식이 달라, 단순 수치 비교만으로 유형별 위해성을 단정할 수 없다. 아울러 특정 유해성분이 적게 검출됐다고 해서 질병 발생 위험이 낮은 것도 아니다. 따라서 담배업계가 유해성분 정보를 왜곡해 제품 간 전환을 유도하거나, 특정 제품을 금연 보조 수단으로 오인하게 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소통해야 한다.

국제사회도 담배 유해성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183개국이 비준한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은 담배제품의 매력도·중독성·유해성을 규제하는 입법·행정적 조치를 의무화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역시 최근 관리 대상인 유해 및 잠재적 유해성분(HPHCs) 목록을 93종에서 111종으로 확대했다. 우리나라도 이에 발맞춰 검사 대상 성분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첨가물(가향성분)에 대한 관리체계를 마련해 단계적 함유 금지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또 축적된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담배제품 유해성 감시·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공중보건 정책의 역할은 건강 위험을 사전에 탐지해 예방 가능한 위해를 차단하는 데 있다. 담배 유해성 관리 제도 역시 시장과 담배사용의 행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정비해야 한다. 또 정부는 담배유해성관리법의 규제 영역을 고도화하고, 확보된 정보를 금연지원 및 흡연예방 정책에 활용해야 한다. 담배 유해성 정보 공개가 건강 위험에 대한 경각심 제고는 물론 실질적인 규제 강화로 이어질 때, 국가도 국민 건강 보호의 책임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다.

김헌주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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