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는 지난 2일 외국인 타자 프란밀 레이예스(31)와 재계약 합의 소식을 발표했다. 레이예스는 “닛폰햄에서 다시 뛸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나를 믿어준 팬들과 구단에 감사하다. 내년에도 전력을 다하겠다”는 계약 소감을 전했다.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다년 계약으로 내년 연봉은 추정 8억엔에 인센티브가 붙는 조건이다. 8억엔은 NPB 야수 역대 최고 연봉이다. 하지만 레이예스의 고국 도미니카공화국에서 계약 규모 관련 소식이 나왔다. 중남미 야구 소식통 마이크 로드리게스 기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레이예스가 닛폰햄과 4년 최대 4000만 달러 규모의 연장 계약에 합의했다. NPB 역사상 최고 연봉’이라고 밝혔다.
4000만 달러는 우리 돈으로 약 537억원, 엔달러 환율로는 약 63억엔이다. 지난 2024년 1월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4년 40억엔의 대형 장기 계약을 체결한 특급 마무리투수 로베르토 오수나의 일본 역대 최고 조건을 능가하는 조건이다. 2024년 12월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한 마무리투수 라이델 마르티네스가 공식 발표는 2년 1600만 달러이지만 옵션 포함 4년 50억엔 계약이라는 추정 보도가 있었는데 레이예스의 이번 계약은 마르티네스의 금액도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고 대우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우타 외야수 레이예스는 2018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에스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카고 컵스,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거치며 2023년까지 6시즌 통산 548경기 타율 2할4푼9리(1881타수 468안타) 108홈런 285타점 OPS .775를 기록했다. 2019년 37홈런, 2021년 30홈런으로 장타력을 뽐냈지만 2022년부터 컨택과 선구안, 수비 약점이 두드러지며 자리를 잃었다.
[사진] 클리블랜드 시절 프란밀 레이예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결국 2024년 일본으로 갔는데 프란밀 야구 인생에 신의 한 수가 됐다. 연봉 1억엔에 닛폰햄과 계약한 레이예스는 첫 해 103경기 타율 2할9푼(335타수 97안타) 25홈런 65타점 OPS .912로 활약하며 자리를 잡았다. 시즌 초반에는 2군에 다녀오며 적응기를 보냈지만 장타력을 살려 퍼시픽리그 홈런 2위에 올랐고, 베스트나인에도 선정되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2025년 연봉이 3억엔으로 3배나 인상된 레이예스는 132경기 타율 2할7푼7리(476타수 132안타) 32홈런 90타점 OPS .861로 퍼시픽리그 홈런, 타점, 장타율(.515) 1위를 차지했다. 2년 연속 베스트나인에 뽑히며 연봉이 4억5000만엔으로 또 상승했다.
3년차가 된 올해는 128경기 타율 3할1푼3리(476타수 149안타) 32홈런 82타점 OPS .946으로 최고 시즌을 보냈다. 2년 연속 30홈런을 넘기며 타격왕에도 등극했다. 퍼시픽리그 타율 1위, 출루율(.375)·장타율(.571)·OPS 2위, 홈런·타점 3위에 오르며 일본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군림했다.
닛폰햄 프란밀 레이예스. /닛폰햄 파이터스 SNS
가끔 1루수로 나서지만 전업 지명타자로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레이예스는 내년부터 지명타자 제도가 도입되는 센트럴리그 팀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레이예스 영입 후 3년 연속 A클래스(2위, 2위, 3위)로 도약한 닛폰햄이 일찌감치 잔류 작업에 나서 타선의 중심인 그의 마음을 붙잡았다.
지난 8월말 히어로 인터뷰에서도 레이예스는 “파이터스의 모든 사람이 가족과 다름없다. 여기에 계속 머물고 싶다”며 잔류 의지를 표명했다. 지난달 중순 귀국길에 오르면서도 “홋카이도에 일본 최고 자리를 안겨주겠다는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확신한다. 이 팀의 미래는 밝고, 나도 그 일부가 되고 싶다”며 잔류 의지를 재천명했다.
결국 예상대로 닛폰햄과 재계약에 합의했다. 그것도 일본 역대 최고 조건으로 알려지며 메이저리그에서 뛴 기간보다 훨씬 더 큰돈을 벌었다. 메이저리그에서 레이예스의 누적 수입은 계약금 포함 900만 달러(약 120억원) 수준이었지만, 일본에서 약 71억5000만엔(약 607억원)을 확보했다. 메이저리그 부럽지 않은 대우를 받으며 ‘재팬 드림’을 이뤘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