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광고서 “괜찮아요” 한국어 그대로 쓴다…‘한본어’ 열풍, 왜
중앙일보
2026.11.02 15:41
2026.11.02 19:02
한국 음식점과 상점이 밀집한 일본 도쿄의 신오쿠보 거리. 연합뉴스
일본 광고와 일상대화에서 한국어 단어나 이를 약간 변형한 표현을 쓰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어와 일본어를 합쳐 만든 신조어, 이른바 ‘한본어’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일본 새 유행어의 기원은 뜻밖에도 한국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런 현상을 조명했다.
일본의 TV 자동차 광고에서 모델이 한국어로 “괜찮아요”라고 말하고, 일본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이 자연스럽게 한국어로 대사를 하는 모습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쿄에 거주하는 대학생이자 K팝 팬인 다카마쓰 모에카는 NYT에 일상 대화에서 ‘진짜’나 ‘미안해’ 같은 한국어 단어를 자주 섞어 쓴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 대해 아는 건 전혀 없지만, SNS에서 유행이라 나도 모르게 ‘괜찮아’라는 말을 자주 쓰게 된다”고 말했다.
일본 내 한국어 사용 증가 현상에 대해 NYT는 한국 문화의 세계적인 매력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짚었다. 약 100년 전 일제강점기 당시 한국어가 억압받던 역사와 비교하면서다.
K팝·드라마·뷰티 등 한국 문화의 성공과 영향력으로 인해 한국어가 일본 젊은 층의 문화로 깊숙이 스며들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등이 열풍을 일으킨 2018년을 기점으로 일본 젊은 층 사이에서 한국어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즐기는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NYT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어와 일본어의 음운 체계가 유사하고 지리적으로 인접해 언어적 장벽이 낮다는 점을 그 배경으로 꼽는다.
‘형’이나 ‘언니’ 같은 호칭의 경우 일본어로 딱 떨어지는 표현이 없다는 점도 한국어를 그대로 가져다 쓰게 되는 이유 중 하나다.
일본 간사이대 한국어학과 최은경 교수는 “한국어는 한국계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언어가 됐다”며 “K문화에 대한 애정 표현법”이라고 말했다.
김지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