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상속받은 재산이나 부동산을 현금화해 미국으로 반출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세금과 법적 문제에 직면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원칙적으로 자금 출처가 명확하고 한국의 세금 처리가 끝난 개인 재산이라면 적법한 절차를 거쳐 금액 제한 없이 미국으로 송금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한국의 자금 반출 절차뿐 아니라 미국의 신고 의무를 정확히 알지 못해 낭패를 겪는다. 한국 상속·증여세 전문 변호사인 필자가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미국 송금 시 피해야 할 실수 세 가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첫 번째는 한국의 해외 송금 한도와 승인 절차를 간과하고 미국 계좌로 직접 송금하려는 것이다. 한국의 아파트를 매각하면 매매대금을 매수인으로부터 본인의 미국 계좌로 곧바로 이체받을 수 있다고 오해하기 쉽다. 예를 들어 10억 원짜리 아파트 매매대금을 매수인에게 미국 계좌로 바로 보내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한국 거주자가 별도의 자금 출처 증빙 서류 없이 해외로 송금할 수 있는 금액은 연간 10만 달러로 제한되어 있다. 따라서 매수인이 매매대금을 곧바로 미국 계좌로 보내주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활용하기 어렵다.
두 번째는 자금 반출 요건을 오해해 본인 명의가 아닌 가족이나 지인의 계좌를 이용하는 것이다. 한국의 재산을 해외로 반출하려면 해당 자금이 본인의 재산인 만큼 한국에 개설된 '본인 명의의 은행 계좌'를 이용해 송금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해외 거주자는 한국 계좌가 없다는 이유로 부동산 매각 대금을 한국에 거주하는 형제나 친척, 사촌 등의 계좌로 먼저 지급받은 뒤 해외로 송금하려 한다. 미국 시민권자라도 일정한 법적 요건을 충족하면 한국 시중은행(하나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에 본인 명의의 계좌를 개설할 수 있으므로, 지인의 계좌를 빌려 송금해도 된다는 오해를 바로잡아야 한다.
특히 절차를 간소화하려다 배우자 계좌로 자금을 분산해 막대한 증여세를 부담하는 상황에 빠지기도 한다. 실제로 미국 시민권자가 한국에서 약 8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매각한 뒤, 해외 송금 승인 절차가 오래 걸릴 것을 우려해 절반인 4억~5억 원을 배우자 계좌로 이체한 사례가 있었다. 전문가의 도움 없이 여러 차례 나눠 송금하려다 세 번째 송금 시점에 은행의 거래 모니터링에 포착됐고, 결국 국세청으로부터 소명 요청을 받았다.
국세청은 배우자 계좌로 보낸 4억~5억 원을 단순한 편의상 이체가 아닌 '재산 증여'로 간주할 수 있다. 이로 인해 7000만~8000만 원의 예상치 못한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다. 증여 발생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자진 신고하지 않았다면 무신고 가산세까지 더해져 총 납부 세액이 1억 원을 훌쩍 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세 번째는 한국 재산을 무사히 반출하고도 미국의 자산 신고 의무를 누락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에 있는 아버지가 사망해 미국 거주자인 자녀가 10만 달러 이상의 재산을 상속받았다면 미국 국세청(IRS)에 비거주자로부터의 증여 및 상속 내역을 'Form 3520'으로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신고 의무 자체를 알지 못해 누락하는 경우가 잦다.
또한 미국 시민권자가 한국 계좌에 상속재산을 보유하고 있고 그 금액이 1만 달러 이상이거나 수억 원에 달한다면 Form 3520 외에도 해외금융계좌신고(FBAR)와 해외금융자산신고(FATCA) 등 관련 신고 의무를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이러한 신고 절차는 사전에 이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기를 놓쳐 누락했더라도 사후 보고를 통해 합법적으로 정리한 뒤 재산을 반출하는 것이 안전하다.
결국 한국에서 상속받은 재산이나 부동산 매각 대금을 미국으로 반출할 때는 한국의 송금 절차와 미국의 신고 의무를 동시에 확인해야 한다. 사전에 전문가와 충분히 논의하고 절차를 꼼꼼하게 준비해야 불필요한 세금 부담을 피하고 소중한 재산을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