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반려견에 비비탄 수천발 난사…“명예실추” 해병대도 손절한 이들 결국

중앙일보

2026.11.02 23:21 2026.11.03 00:06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반려견들에게 비비탄총을 난사한 20대 남성들. 연합뉴스

반려견들에게 비비탄총을 난사한 20대 남성들. 연합뉴스


경남의 한 식당 마당에 묶여 있던 반려견들을 향해 불법 개조한 비비탄총을 난사해 중상을 입힌 20대 남성 일당이 1심에서 모두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으로 피해를 본 반려견 3마리 중 2마리는 끝내 목숨을 잃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5단독 김은수 판사는 3일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와 그의 동생 B 씨, C 씨 등 3명에게 각각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피해자와 합의를 위한 시간을 주기 위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김 판사는 “피고인들이 공동해 비비탄총을 소지해 휴대하고 피해자 주거지에 침입해 반려견들에 대해 비비탄총을 다수 발사해 상해를 입히고 고통을 가하는 동시에 피해자 소유의 재물인 반려견들을 손괴했다”며 “보호법익의 침해 정도와 범행 도구, 범행 수단과 방법, 범행 전후의 정황 등에 비춰 죄질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또 “범행으로 피해자가 입은 피해와 고통이 상당한 것으로 보이고 반려견들이 입은 상해의 정도 역시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피고인들이 피해회복을 위해 실질적으로 노력했다는 자료를 달리 찾을 수 없고 피해자와 그 가족은 일부 피고인들의 지인으로부터 방문, 위협적 언사 등에 의한 2차 가해가 있었음을 호소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들이 사실관계 자체를 인정하고 피고인들의 가족과 지인들이 선처를 탄원하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월 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특수주거침입 및 특수재물손괴, 모의총포 소지 등의 혐의로 기소된 A·B씨에게 각각 징역 2년을, 공범 C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범행 당시 B·C씨는 현역 해병대 군인 신분이었다. 이에 이들은 해병대의 공분을 샀다.

이들은 지난해 6월 8일 경남 거제시 일운면의 한 식당 마당에 침입해, 그곳에 있던 반려견 3마리를 향해 불법 개조한 권총으로 비비탄 수천 발을 무차별 난사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결과 이들의 범행은 37분 동안 계속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범행으로 반려견들은 큰 피해를 당했다. 7살 된 반려견 ‘솜솜이’는 온몸에 피멍이 든 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숨졌다.다만 사망과 범행 사이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아 이 부분은 공소사실에서 제외됐다.

다른 반려견 ‘매화’는 온몸에 상처를 입고 결국 한쪽 안구를 적출해야 했다.

신경계 손상과 치아 파절로 투병하던 마지막 반려견 ‘깨’ 역시 선회 운동과 경련 등 이상 증세를 보이다 지난 5월 끝내 폐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날 재판을 방청한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와 해병대 예비역연대는 각각 12만명과 10만명의 서명을 받아 재판부에 엄벌을 탄원하기도 했다.

판결 직후 두 단체와 피해 견주 측 법정대리인 법무법인(유한)LKB평산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들에 대한 실형 판결이 내려져 다행이라면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피해 견주 측은 “현명하고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준 재판장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지난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오직 오늘을 향해 달려온 것 같다. 이제는 조금이나마 마음을 내려놓고 그동안 떠나보낸 반려견들을 마음껏 그리워하고 애도하려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끝내 가해자로부터 진정한 사과를 받지도 못했다”며 “앞으로도 합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단순 동물 학대가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에 총기를 난사했다”고 비판했다. 또 “동물을 향한 잔혹 행위가 사회 전체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법정 최고 수준의 처벌로 엄중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호소했다.

해병대예비역연대는 “해병대 명예를 실추시킨 이들을 해병대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군인의 본분을 망각한 이들에게 오늘 실형이 선고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문규([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