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아파트 급매 안내문이 붙여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주요 지역 아파트 실거래가격 하락과 매물 증가 등을 언급하며 부동산 시장의 객관적인 정보를 국민에게 정확히 전달하라고 주문했다. 뉴스1
비거주 1주택자와 초고가 주택의 세 부담을 높이는 정부 세제개편안에 관한 3일 국회 공청회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집주인에게 매긴 세금이 결국 세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내년도 예산안과 세법 개정안 국회 심사를 앞두고 이날 오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가 개최한 세제개편안 공청회에서 김우철 한국재정학회장은 “(집주인이 세 부담을 줄이려고 임대하던 집에 들어가 살 경우) 세입자는 해당 지역에서 다시 집을 찾아야 한다”며 “초과 수요가 몰린 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되면 상당한 전·월세 가격 인상으로 연결될 확률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정부가 국회에 낸 개편안은 실거주 여부에 따라 종합부동산세 공제 혜택을 달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세대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실거주자의 경우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늘리되 비거주자는 12억원으로 유지한다.
공청회에선 집주인이 실거주 대신 임대료를 올려 늘어나는 세금을 충당할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99.9% (집주인이) 세입자한테 (부담을) 전가한다”며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 뺨을 (정부가) 때리는데, 세입자는 웃고 있을 수는 없다. 정부는 근본적인 대책은 아직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오종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본부장은 “부동산 과세 기준을 보유에서 거주로, 주택 수에서 주택 가액으로 옮겨 담세력과 실수요에 맞는 과세 체계로 전환하려 했다”며 개편 방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임대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주택 시장은 공급과 금융 여건의 영향도 함께 받는 만큼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과정에서 임대료와 거래량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필요한 부분은 보완해 나가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했다.
여당에서도 전·월세 시장 불안에 대한 보완책 요구가 나왔다. 지난 8월 3일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수도권 의원을 중심으로 세 부담 증가와 전·월세 시장 불안이 부동산 민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안도걸 민주당 의원은 “전·월세 문제가 좀 심각한 것 같다”며 “단기에 공급이 가능한 준주택(오피스텔 등) 등을 늘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야당은 실거주자 세 부담 폭증을 거론하며 정부안의 전면 수정을 요구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평생 1주택 실거주자의 보유세가 수천만원대로 폭증하는 사례를 들며 “600만원 내던 세금이 5000만원을 넘어가는 (개편안의) 징벌적 과세가 정상적인 조세 정책이냐”고 따졌고, 같은 당 안상훈 의원도 “공급 대책도 없이 세제만 건드려 주변부 집값만 올리는 상향 평준화 부작용을 낳았다”고 꼬집었다.
조승래 재경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미래대응기금 설치 및 운용에 관한 법률안' 제정에 관한 공청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예산안 심사의 최대 쟁점인 162조3000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과 관련해선 초과 세수를 미래 투자에 쓸지, 국가채무 상환에 우선 투입할지를 놓고 여야가 맞섰다. 안도걸 의원은 “미래대응기금은 세수 변동성이 반복될 수 있는 상황 속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하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반면 안상훈 의원은 “초과 세수는 국가부채 상환에 투입해야 한다”며 “미래 세대를 위해 예비분으로 투입하는 조치도 강구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국채 증가 규모를 둘러싼 공방도 벌어졌다. 박수영 의원은 전날 이재명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 중 “국채 증가분은 거의 없다”는 발언을 거론하며 “내년도 국고채 순증 규모가 96조3000억원이라는 정부 설명과 맞지 않는다”며 “적게 발행한다는 말과 거의 없다는 말이 같은 말이냐. 장관님이 보고를 잘못한 것이냐, 대통령께서 말씀을 잘못한 것이냐”고 따졌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국채 순증가분이 올해보다 12조가 줄어든 것은 사실 아니냐”며 전년 대비 순증 규모가 감소한다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이 사과를 요구했지만, 박 장관은 “대통령님의 말씀을 그런 뜻으로 이해했기 때문에 우리의 생각과 다르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