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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거리 가려다 5400㎞를…석 달 표류한 5명 기적의 생환

중앙일보

2026.11.03 04:47 2026.11.03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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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바시. 사진 Unsplash Winston chen

키리바시. 사진 Unsplash Winston chen


태평양에서 실종된 소형 보트의 탑승자 5명이 약 석 달 동안 5400㎞를 표류한 끝에 구조됐다. 당초 보트에 타고 있던 9명 가운데 나머지 4명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다.

3일(현지시간) 호주 공영 ABC방송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남태평양 섬나라 키리바시의 패닝섬 인근 해역에서 성인 남성 3명과 남자 어린이 2명 등 5명이 현지 주민들에게 구조됐다.

이들은 길이 약 6m의 소형 보트에 탄 채 미크로네시아 연방에서 약 5400㎞ 떨어진 해역까지 떠내려온 것으로 파악됐다.

구조 당시 5명 모두 심각한 탈수와 영양실조 상태였다. 현지 의료진은 이들에게 정맥 수액을 투여했으며, 생존자들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 간호 담당자인 파우킨 토로로는 ABC에 생존자들이 고개를 움직이고 미소를 지으며 음식을 먹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지난 7월 30일 미크로네시아 연방 추크주의 무릴로섬에서 루오섬으로 향하던 보트에 탑승했다. 두 섬 사이의 이동 시간은 약 1시간에 불과했지만, 항해 도중 폭풍을 만나면서 예정된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했다.

실종 신고를 접수한 미국 해안경비대는 미 해군과 공군 항공기의 지원을 받아 열흘간 약 8만5700㎢의 해역을 수색했다. 그러나 보트와 탑승자를 발견하지 못해 지난 8월 9일 수색을 중단했다.

이후 약 석 달이 지난 이달 1일 패닝섬 주민들이 바다에 떠 있는 보트를 발견해 탑승자 5명을 구조했다.

키리바시의 카오티타케 라코로아 의원은 생존자들이 현지 의료진의 치료를 받은 뒤 섬의 교회 목회자로부터 보호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패닝섬의 의료시설과 교통편이 제한적인 만큼 키리티마티섬으로 옮겨 추가 치료를 받도록 권고했다.

생존자들은 아직 표류 당시 상황을 공개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으며, 사생활을 존중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AP통신에 “이들 5명이 발견돼 치료받고 있다는 것은 정말 놀랍고 기쁜 소식”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머지 4명의 가족과 지인들에게 위로를 전하면서 이들의 행방에 관한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크로네시아 연방 추크주의 알렉산더 나룬 주지사는 생존자들의 귀환을 위해 키리바시 정부와 협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9명 중 5명이 살아 돌아올 수 있게 된 데 감사를 표하며 나머지 4명의 무사 귀환을 기원했다.

한편 지난달 말에도 파푸아뉴기니 부건빌에서 낚시를 떠났다가 엔진 고장으로 표류한 18세 청년이 41일 만에 키리바시 해역에서 구조됐다. 이 청년은 2000㎞ 넘게 떠내려왔으며, 함께 배에 탔던 사촌은 표류 도중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예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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