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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뤄진 사우디 아시안컵, 꼬이는 ‘모레노 스케줄’

중앙일보

2026.11.03 07:02 2026.11.03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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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트 모레노 한국축구대표팀 임시 감독. 뉴시스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축구대표팀 임시 감독. 뉴시스

중동 정세 악화로 인해 2027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이 결국 내년 1월에서 12월로 전격 연기됐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3일 “당초 2027년 1월7일부터 2월5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던 차기 아시안컵을 2027년 12월23일부터 2028년 1월21일까지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AFC가 대회 조직위원회 및 사우디축구협회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내린 결정이다.

AFC는 “지역 정세 변화로 인한 중대한 물류상 복잡성과 이동 차질 등 이례적인 상황을 고려했다. 참가국과 관계자, 관중의 이익을 위해 연기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새 일정은 국제축구연맹 승인을 통해 최종 확정된다.

한국을 비롯한 24개국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는 2027년 1월~2월 사우디 리야드와 제다, 알코바르 3개 도시에서 개최 예정이었다. 그러나 개최국 사우디가 최근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으로부터 공격 받아 공항과 에너지 시설이 파괴됐고,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중동의 전운까지 겹쳤다. 개막을 두달 앞두고 정상 개최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AFC는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경기 일정을 발표하며 강행 의지를 드러냈지만, 대회 기간 중 미사일이나 드론 공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에 두 손을 들었다. 이미 사우디에서 예정됐던 골프, e스포츠, 테니스, 사이클 대회도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이번 결정은 2032년부터 아시안컵의 짝수해 개최를 추진 중인 AFC의 중장기 개편안과도 맞물렸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칼리드 공항에서 연기와 불길이 치솟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칼리드 공항에서 연기와 불길이 치솟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대회가 11개월 뒤로 밀리면서 불똥은 로베르트 모레노(스페인) 한국 대표팀 임시 감독에 튀었다. 지난 9월 지휘봉을 잡은 모레노 감독의 계약기간은 이달 27일까지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애초 9~11월 A매치 6경기 성과에 따라 2027년 1월 아시안컵까지 계약을 연장하는 옵션을 포함시켰다.

축구계에서는 아시안컵이 코 앞으로 다가온 만큼 모레노 체제가 그대로 연장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하지만 대회가 미뤄지면서 KFA가 임시 사령탑 체제를 서둘러 연장할 이유가 사라졌다. 지난 7월 사퇴한 정몽규 전 회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12월 회장 보궐선거를 계획 중인 KFA는 새 수장과 집행부가 출범하면 시간 여유를 갖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식 감독 선임에 착수할 수 있다.

거취가 불투명해진 모레노 감독은 카타르 도하에서 이달 13일 사우디, 17일 카타르와 평가전을 치른다. KFA는 일단 계획대로 총 6경기를 두고 평가를 진행할 방침이다. 앞서 모레노 감독은 9~10월 A매치 4경기에서 2승1무1패를 거뒀다.

다만 지난달 1992년생 주장 손흥민과 1996년생 김민재·황인범·황희찬의 불화설이 터졌다. 손흥민과 96라인 셋을 모두 뽑은 모레노 감독은 11월 원정에서 선수단 내 갈등을 봉합해야하는 것은 물론 이강인(AT마드리드) 최적 활용법과 전술 완성도를 증명해야만 계약 연장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박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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