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어제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의 근거를 못 찾았다. 피해를 보신 분들께 죄송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김성회 민주당 원내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예정된 신천지 의혹에 대한 당 TF의 보고는 취소됐고, 대신 김 대표의 사과가 있었다고 한다. 신천지 의혹은 지난 8월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에 친명(이재명)계와 친청(정청래)계로 당을 갈라지게 하고, 지금도 계파 갈등의 빌미가 되고 있는 사안이다. 최초로 의혹을 제기한 김 대표는 전당대회 승리 이후에도 “상당한 정도의 집단적 가입이 있었다”고 말해 왔는데 지금 와서 갑자기 발을 빼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당원과 국민의 우려는 안중에도 없는 무책임한 자세를 집권여당 대표가 보인 게 놀라울 따름이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전당대회 때 신천지를 둘러싸고 민주당에서 벌어진 상황을 복기해 보면 국민의 당혹감은 더 커지게 된다. 김 대표는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을 깨는 것이 이번 전대의 본질”이라며 친청계를 압박했다.
친청계와 신천지의 유착을 의심케 하는 공세에 친청계는 지금도 “의혹의 근거를 대라”며 반발하고 있다. 어제의 사과는 마타도어로 당선되고 뒤늦게 말을 바꾸는 몰염치이거나 자기 주장의 앞뒤가 맞지 않는 자가당착이다. 정청래 전 대표는 어제 “당원들에게 모욕감과 혼란을 주고 당을 위험에 빠뜨린 행위에 대해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 공개적으로 밝혀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정치와 종교의 야합은 이재명 대통령도 강하게 비판해 왔다. “정교분리 원칙은 중요한 헌법적 결단이며 이를 어기는 행위는 헌법과 헌정 질서를 훼손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했다. 통일교와 신천지에 연루 의혹이 먼저 제기된 국민의힘을 겨냥한 발언이었지만, 민주당에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 국민은 여야를 막론하고 정교유착 비리를 명백하게 밝혀 잘못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우길 원한다. 김 대표의 사과가 진심이라면 TF가 파악한 진상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파악된 진상이 미진하다면 수사를 통해서라도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 당리당략과 계파 유불리를 계산한 사과는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 무책임한 의혹 제기였다면 사과보다 국민을 우롱한 책임을 지는 게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