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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한국어도 차세대 정치인의 경쟁력

Los Angeles

2026.11.03 17:34 2026.11.0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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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환 OC취재담당·국장

임상환 OC취재담당·국장

11월 3일 선거가 막을 내렸다. 오렌지카운티에서는 시의원과 교육위원 등 역대 최다인 11명의 한인이 출마했고 이들 중 2명은 단독 입후보로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했다. 이번 선거에선 특히 한인 1.5세와 2세들의 출마가 두드러졌다. 이민 1세대인 강석희 어바인 시의원 후보와 최용덕 부에나파크 시의원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한인 후보들은 모두 한국어보다 영어가 편하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중간선거에 출마한 한인들의 캠페인을 보며 다시 한번 느낀 점은 정치인에게도 이중언어는 경쟁력이란 사실이다. 다문화 사회인 미국에서 정치인으로 성공하려면 영어는 당연히 잘해야 한다. 동시에 한국어까지 잘하면 한인 사회에서 정치적 기반을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번 선거에서도 1.5세 또는 2세 정치인들은 한인임에도 한인 사회에 선뜻 다가서질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한인 사회의 일원임에도 한인들의 지지를 호소하는 데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언어장벽이다.
 
한국에서 고등교육을 받고 미국에 온 한인들이 타인종과 어울려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것을 어렵게 느끼는 것처럼 한국어가 서툰 한인 후보들에게도 한인들과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이민 1세가 “평소에 한인 사회에 나타나지도 않던 이들이 선거에 출마했다며 찾아와 도와달라고 하면 망설이게 된다”고 말한다. 한 이민 1세는 “평소 한인 사회에서 활동한 적이 없기 때문에 어떤 인물인지 전혀 모른다. 게다가 한인 후보가 영어로만 이야기하면 타인종 후보보다 더 낯설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민 역사가 깊어지면서 한인 정치력도 많이 커졌다. 한인이 출마했다고 하면 한인 사회가 먼저 관심을 갖고 도우려던 시대는 지나갔다. 출마하는 한인 수도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한국어 구사 능력과 관계없이 평소 한인 사회를 위해 평소 관심을 기울였거나, 적극적으로 한인 사회에 다가선 후보가 아니라면 한인 사회의 이목을 끌기 어렵다.
 
이민 1세들의 정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한 가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다. 이민 1세의 자녀, 손주 중에도 한인과 어울려 한국어로 대화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이가 많을 것이라는 점이다. 어눌한 한국어로 말하다가 “넌 코리안 아메리칸인데 왜 그렇게 한국어를 못하니”란 핀잔을 들은 뒤부터 영어만 쓰는 이들도 있다.
 
미국에서 태어났거나, 아주 어릴 때 미국에 온 이들에게 한국어는 외국어다. 어린 시절 부모와 한국어로 대화한 덕분에 어지간한 한국말을 알아듣는 이들도 있지만, 한국어로 말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평생 영어 스트레스를 받은 1세대가 차세대에게 한국어로 인한 스트레스를 줘선 곤란하지 않겠는가.
 
차세대 한인 정치인을 도와줘야 할 1세와 선출직 공직자가 되려는 차세대가 언어 장벽 때문에 서로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것은 한인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인 단체가 양측을 잇는 다리가 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차세대 후보에게는 1세에게 차고 넘치는 ‘한국인의 정’을 믿고 먼저 다가갈 것을 권한다. 인사말과 간단한 자기소개라도 한국어로 하는 성의를 보이면 1세들은 어렵지 않게 마음을 열 것이다.
 
다행히 한국 문화의 인기 덕분에 한국어를 배우려는 차세대 한인이 늘고 있다. 언어를 배우면 자연스럽게 그 언어권 문화도 배우게 된다. 영어와 한국어를 모두 구사하고 미국과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는 능력은 차세대 정치인에게 큰 정치적 자산이 될 것이다.
 
오렌지카운티에서 연방 하원의원을 지낸 미셸 스틸 주한 미 대사가 그 대표적 예다. 그의 이중언어 능력은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한국 정계와 깊은 유대를 형성하고 소통하는 데 강력한 도구다.
 
정치인을 꿈꾸는 차세대 한인에게 한국어 학습을 권한다. 정치인에게 이중언어 능력은 경쟁력이다.

임상환 / OC취재담당·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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