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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걸그룹’ A2O라이트, 음방 4관왕 오른 비결은?

중앙일보

2026.11.03 19:00 2026.11.04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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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투오 라이트가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SBS라이프 음악 방송 ‘더 쇼(THE SHOW)’ 생방송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뉴스1]

에이투오 라이트가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SBS라이프 음악 방송 ‘더 쇼(THE SHOW)’ 생방송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뉴스1]


K팝 시장에 모처럼 새로운 화제의 주인공이 등장했다. 이수만 프로듀서가 선보인 9인조 걸그룹 ‘에이투오라이트(A2O LITE)’가 데뷔(10월13일) 직후 국내외 음원 차트와 음악 방송에서 잇달아 성과를 내며 주목 받고 있다.

‘에이투오라이트’의 디지털 싱글 ‘니온(NEON)’은 SBS라이프 ‘더쇼’(20일), MBC M ‘쇼챔피언’(21일), 엠넷 ‘엠카운트다운’(22일), SBS ‘인기가요’(25일) 등에서 연이어 1위를 차지하며 데뷔 13일 만에 음악방송 4관왕에 올랐다. 멜론 톱100 차트에서도 발매 29시간 만인 14일 오후 11시 1위에 올라 화제가 됐다. 일본 오리콘 차트 주간 스트리밍 급상승 랭킹(10월19~25일) 1위, 미국 빌보드 ‘글로벌 200’( 8위), ‘글로벌 미국 제외’ (3위) 동시 진입 등 해외 반응도 좋다.

보컬 파트의 복잡한 화성과 고난도 안무 등 클래식한 K팝 아이돌의 음악과 퍼포먼스 요소를 전면에 내세운 점이 눈길을 끌었다는 분석이다. ‘니온’은 3분이 넘는 곡의 길이, 댄스 브레이크 구간, 복잡한 화성의 아카펠라 등 보컬과 안무의 기량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만들어졌다. 김윤하 평론가는 “에이투오라이트는 뉴진스로 대표되는 이지 리스닝(Easy Listening) 계열의 음악에서 벗어나 구성과 퍼포먼스 측면에서 다른 방향을 택했다”고 말했다.

에이투오 라이트 라다(왼쪽부터)와 보라, 시리, 영, 오아, 아윤, 아이찡, 메르시, 히메키가 FM4U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 생방송 출연을 위해 21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 도착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에이투오 라이트 라다(왼쪽부터)와 보라, 시리, 영, 오아, 아윤, 아이찡, 메르시, 히메키가 FM4U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 생방송 출연을 위해 21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 도착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뉴스1]

높은 퍼포먼스 완성도도 인기 요인이다. ‘니온’의 도입부에서 시리와 아이찡이 추는 듀엣 안무가 대표적이다. 이 안무를 짠 제이블랙은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기획사에 시안을 보냈다가) 오히려 더 어렵게 안무를 짜달라는 피드백을 받았다”는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안무가 가비가 “‘나 진짜 예쁘죠’ 하지 않고 ‘나 진짜 춤 잘 춰요’ 같은 느낌”이라며 “기개가 느껴진다. 오랜만에 느끼는 짜릿함인 것 같다”고 한 에이투오라이트에 대한 인상평이 화제가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가창력도 주목받고 있다. 음악방송 1위 후 앵콜 라이브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업데이트 된 엠카운트다운 앵콜 직캠(198만회), 25일 올라온 인기가요 1위 앵콜 영상(109만회) 등 원본 영상뿐만 아니라 ‘점점 당황스러운 A2O 앵콜 라이브’(176만회), ‘놀라운 시리의 앵콜’(200만회) 등 쇼츠로도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K팝 팬들 사이에서는 본 무대에서는 AR이나 사전 녹음이 개입할 수 있지만, 앵콜은 상대적으로 가공되지 않은 보컬을 확인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 초창기부터 K팝의 문법을 구축한 이수만 프로듀서의 영향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A2O라이트를 만든 키 프로듀서 이수만은 SM엔터테인먼트를 통해 1990년대에는 H.O.T., S.E.S. 등으로 체계적인 아이돌 기획·육성 시스템을 구축한 인물이다. 2000년대에는 보아, 동방신기로 해외 시장을 개척했으며 이후에는 엑소(EXO), 엔시티(NCT) 등을 통해 음악적 실험과 세계관 구축 등으로 아이돌의 성공 공식을 확장해왔다. ‘니온’을 만든 유영진과 뎀 조인츠는 이수만 프로듀서와 SM엔터테인먼트에서 NCT127, 레드벨벳, 엑소, 샤이니, 에스파 등 다양한 그룹의 곡을 쓰며 호흡을 맞춰왔다.

임희윤 평론가는 “이수만 프로듀서가 3년 간 한국에서 프로듀싱을 하지 못하다가 내놓은 작품이다 보니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듯한 느낌의 ‘착시현상’을 동시에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만은 2023년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분쟁 당시 주식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하이브와 맺은 경업(경쟁 사업) 금지 조항으로 3년 간 국내에서 프로듀싱 활동을 할 수 없었다.
걸그룹 A2O 라이트가 1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A2O엔터테인먼트 아이돌 그룹 글로벌 데뷔쇼 '웰컴 투 소울라이트 프롬 A2O 소울 A2O 라이트'(WELCOME TO SOULITE From A2O SOUL A2O LITE)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걸그룹 A2O 라이트가 1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A2O엔터테인먼트 아이돌 그룹 글로벌 데뷔쇼 '웰컴 투 소울라이트 프롬 A2O 소울 A2O 라이트'(WELCOME TO SOULITE From A2O SOUL A2O LITE)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한편 에이투오라이트의 인기 확산엔 디지털 유희 문화도 흥행에 한몫했다. 후렴구의 ‘니온 앤드 비욘드(Neon and beyond)’를 일부 이용자들은 이를 ‘미혼 앤 비혼’ ‘위염 앤 비염’ 등 한국어 표현과 비슷하게 들리는 말로 바꿔 부르며 패러디 콘텐트를 만들었다. 노래 도입부에서 멤버 시리와 아이찡이 마주 보고 추는 고난도 안무 역시 밈의 소재가 됐다. 두 멤버의 얼굴을 방시혁과 민희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의 얼굴로 바꿔 합성하는 영상들이 등장하면서 원곡의 퍼포먼스가 다양한 변주 콘텐츠로 이어졌다. 이수만 프로듀서가 지난해 중앙일보 60주년 행사 등에서 강조해 온 ‘프로슈머(생산자 ‘Producer’와 소비자 ‘Consumer’의 합성어)’ 문화가 실제로 신인 그룹의 흥행을 이끈 셈이다.

다만 에이투오라이트의 등장이 새로운 K팝의 지평을 열었다고는 볼 수 없다는 평가도 있다. 배국남 평론가는 “코르티스, 스트레이키즈 등 이른바 K팝 4~5세대 그룹으로 불리는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스스로 창작한다는 점인데, 걸그룹에선 이런 팀이 거의 없어 ‘기획사가 만든 상품’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에이투오라이트는 이의 전형적인 사례로 보인다”고 했다.



최민지(choi.minj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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