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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 트럼프’는 없었다…美중간선거 뒤흔든 건 ‘앵그리 트럼프’ 표심

중앙일보

2026.11.03 21:10 2026.11.03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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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미국 워싱턴의 민주당선거위원회에서 중간선거 승리를 축하하는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3일 미국 워싱턴의 민주당선거위원회에서 중간선거 승리를 축하하는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중간선거에서 과거 대선 때마다 여론조사의 허를 찔렀던 이른바 ‘샤이 트럼프’ 현상이 이번에는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히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투표로 적극 표출한 이른바 ‘앵그리 트럼프’ 표심이 선거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3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공화당이 보유했던 상원 의석을 잇달아 빼앗고 하원에서도 다수당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AP는 높은 생활비와 경제 상황, 민주주의에 대한 우려 등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발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흐름은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주당 우세와도 대체로 일치했다.

2016년과 2020년, 2024년 대선에서는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실제 득표율보다 낮게 나타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거나 지지 성향을 드러내지 않는 ‘샤이 트럼프’ 지지층이 주요 변수로 거론됐다.

하지만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직접 투표용지에 오르지 않은 데다, 경제와 생활비 부담 등에 대한 불만이 반트럼프 투표로 더 강하게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AP 유권자 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의회 투표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대를 표현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응답은 약 40%에 달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투표했다는 응답은 20%에 못 미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반대한다는 응답 역시 약 60%로 나타났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문제는 경제였다.

약 40%가 경제를 최우선 현안으로 꼽았고, 약 30%는 민주주의를 선택했다. 생활비와 정부 부패 문제 역시 투표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공화당의 전통적인 지지층 일부가 이번 선거에서 이탈하거나 투표 의욕을 잃었을 가능성도 주목된다.

미 선거분석기관 쿡 폴리티컬 리포트의 창립자 찰리 쿡은 선거 전부터 이번 중간선거를 기존 선거와 다른 ‘유니콘 선거’로 규정하며 핵심 변수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실망한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층을 지목했다.

그는 특히 농촌과 소도시 등에서 높은 유가와 관세, 무역전쟁, 이란 전쟁 등에 대한 불만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쿡은 이런 현상을 민주당 지지층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블루 웨이브’보다는 기존 공화당 지지층의 투표 열기가 약해지는 ‘레드 언더토우’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실제 개표에서도 민주당은 텍사스와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등 공화당이 보유했던 상원 의석을 잇달아 뒤집는 성과를 냈다.

다만 이번 결과가 공화당 지지층의 민주당 이동 때문인지, 아니면 공화당 성향 유권자들의 투표율 하락 때문인지는 최종 개표와 세부 유권자 분석이 끝나야 보다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적어도 과거처럼 숨어 있던 트럼프 지지층이 막판에 대거 결집해 여론조사 흐름을 뒤집는 모습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만을 가진 유권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나온 양상이 두드러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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