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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알바’ 감독, 거장 이명세…감독 7인 AI영화 서울독립영화제서 발표

중앙일보

2026.11.03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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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훈 감독이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단편 영화 '시그널'. 올해 제52회 서울독립영화제 AI 시네마 기획전 일환으로 27일 서울 CGV압구정에서 감독들의 토크 행사와 함께 상영된다. 사진 서울독립영화제

안상훈 감독이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단편 영화 '시그널'. 올해 제52회 서울독립영화제 AI 시네마 기획전 일환으로 27일 서울 CGV압구정에서 감독들의 토크 행사와 함께 상영된다. 사진 서울독립영화제

상업영화·OTT 시리즈로 활동 중인 영화 감독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단편을 동시에 공개한다. 이명세·신연식·장철수·안상훈·박신우·조바른·김다민 등 7인의 영화감독이 AI 창작자와 협업한 단편영화를 오는 25일부터 열흘간 열리는 제52회 서울독립영화제(이하 서독제)에서 상영한다.

한국영화의 새로운 도전을 살펴온 서독제가 올해 ‘AI 시네마 기획전’의 일환으로 마련한 단편 영화 제작·상영 프로젝트 ‘더 콜라보레이션2026’을 통해서다. 기성 감독들이 이처럼 일제히 생성형 AI 활용에 도전한 사례는 드물다.

4일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 영화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서독제 김동현 집행위원장은 “AI 기술이 기존 창작자를 대체하기보다, 창작 과정에서 의미있는 조력자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제작비 절감이나 시나리오를 이미지화하는 시도 등 신기술 도입이 제작 편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의의를 밝혔다.
장철수 감독이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단편 영화 '대멸종'. 사진 서울독립영화제

장철수 감독이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단편 영화 '대멸종'. 사진 서울독립영화제

‘더 콜라보레이션’은 영화 감독의 연출을 중심으로 AI 전문 감독이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표현 영역을 확장했다.
‘오가는 드레스들로 가득찬 거리/셀 수 없이 수많은 드레스, 드레스, 드레스…’. 영화 ‘형사 DUELIST’(2005) ‘더 킬러스’(2024)의 비주얼 거장 이명세 감독의 AI 단편 ‘I AM’는 시놉시스부터 이처럼 추상적이다. 프랑스 시인이자 소설가 앙리 바르뷔스가 엿보는 행위를 통해 인간의 실존을 탐구한 1908년 소설 ‘지옥’에 영감받아 만들었다.

신체 조건, 물리 법칙을 초월한 상상도 눈에 띈다. ‘백야행’(2009)의 박신우 감독은 AI 단편 ‘발도소녀 시간차공격: 해피데이’에서 괴물과 싸우다 각기 왼눈과 왼팔을 잃은 두 주인공이 서로의 눈과 팔이 되어주는 독특한 신체 분할 설정을 가미했다.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꿀알바’로 주목받은 김다민 감독은 AI 단편 ‘장수 고양이의 비밀’에서 오래된 캠코더 영상을 통해 ‘스스로 부고를 남기고 사라진’ 고양이의 마지막 모습을 그려냈다.

신연식 감독이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단편 영화 '토의 간'. 사진 서울독립영화제

신연식 감독이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단편 영화 '토의 간'. 사진 서울독립영화제

공룡이 사는 행성이 운석 충돌로 붕괴하고(장철수 감독 ‘대멸종’), 환청에 시달리던 래퍼가 우륵과 혹부리영감에게 외계인들의 음악 스승 후계자로 지목되기도(안상훈 감독 ‘시그널’) 한다.
실사영화라면 시각특수효과(VFX) 작업 시간과 비용의 한계 탓에 엄두를 내기 어려웠을 시도도 있다. 독립영화 ‘조류인간’(2015)에서 새가 되고 싶은 사람의 부화 과정을 담기도 했던 신연식 감독(디즈니+ 시리즈 ‘삼식이 삼촌’, 2024)은 AI 단편 ‘토의 간’에서 용궁에 간 토끼의 이야기 ‘별주부전’을 감각적으로 재해석했다.

조바른 감독이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단편 영화 '노인과 피아노'. 사진 서울독립영화제

조바른 감독이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단편 영화 '노인과 피아노'. 사진 서울독립영화제

조바른 감독의 AI 단편 ‘노인과 피아노’는 눈 덮인 전장에서 소년 병사가 아들 잃은 노인과 낡은 피아노 연주로 교감하는 휴먼 드라마. 이런 전쟁영화처럼, 태생적으로 막대한 제작비가 드는 탓에 블록버스터 관객층을 위한 액션 스펙터클이 필수였던 소재, 장르도 다양한 인간적 감정에 보다 충실한 작품이 나올 수 있게 될 걸로 보인다.

이번 프로젝트는 시중의 생성형 AI 모델을 각 영화 소재, 장르에 맞춰 선별 사용해 성능과 장단점을 재확인한 것도 의의다. 클링AI, 바이트플러스, 탭나우, 미니맥스, 일레븐랩스 등 글로벌 AI 기업들이 참여해 제작에 필요한 기술을 제공했다.

박신우 감독의 AI 영화 '발도소녀 시간차공격: 해피데이'. 사진 서울독립영화제

박신우 감독의 AI 영화 '발도소녀 시간차공격: 해피데이'. 사진 서울독립영화제

서독제와 제작사 크리에이티브망고가 공동 주최·주관한 ‘더 콜라보레이션2026’은 오는 27일 서울 CGV압구정에서 열리는 쇼케이스에서 완성작 상영과 함께 기술 활용 사례를 공유하는 제작기 발표, 참여 감독들의 대담을 진행한다.

올해 서독제 ‘AI 시네마 기획전’에선 한국마사회의 AI영화 공모전 수상작,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의 첨단영화제작교육을 통해 제작된 AI 영화도 상영한다. AI 기획전 외에도 올해 출품작에선 AI를 활용하거나 새로운 영화적 표현을 모색한 시도가 도드라졌다고 서독제측은 밝혔다.
역대 최다 1917편이 출품된 제52회 서독제에서는 총 129편(단편 86편, 장편 43편)의 신작 영화가 상영된다. 올해 개막작으론 배우 변우석의 제작비 지원 및 심사로 선정된 ‘사랑’이란 주제의 세 편의 단편 ‘그녀는 항상’, ‘디이디임바알’, ‘노웨어’가 상영된다.



나원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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