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일럽 서, 폭행 혐의 유죄 인정 명문대 진학 후 형량 선고 연기 피해 여성은 별도 손배소 제기 부친은 보훈의료센터 의무실장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 출신 한인 남성이 임신한 여자친구에게 몰래 약물을 먹여 억지로 낙태시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특히 범행 후에도 아이비리그 명문대에서 학업을 이어왔고 유죄를 인정한 뒤에는 대학원 학업을 이유로 형량 선고까지 미룬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웨스트포인트 출신 케일럽 서(Caleb T. Suh·사진)는 2022년 여자친구에게 몰래 진정제를 먹이고 낙태약을 강제로 투여해 유산하게 한 사건으로 지난 6월 연방법원에서 폭행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이와 별개로 피해 여성은 지난달 28일 뉴욕주 법원에 서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을 통해 당시 범행의 구체적인 경위가 드러났다.
소장에 따르면 2022년 당시 웨스트포인트 생도였던 두 사람은 교제 중이었다. 그해 1월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여성은 출산을 원했지만, 서씨는 낙태를 거듭 요구했다. 여성이 이를 거부하자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며 협박하기도 했다.
이후 서씨는 출산을 지지하는 것처럼 태도를 바꾸고 범행을 준비했다. 여성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온라인으로 낙태약을 주문하고 진정제인 자낙스(Xanax)도 구했다. 범행 당일에는 임신에 도움이 되는 단백질 음료라며 진정제를 섞은 음료를 건넸다. 여성이 맛이 이상하다며 마시기를 거부하자 억지로 먹였다는 것이 피해자 측 주장이다.
소장에는 서씨가 진정제로 의식이 흐려진 여성에게 낙태약을 강제로 먹이고 일부는 질 내부에 투여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여성이 알약을 뱉어내자 다시 삼키도록 강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은 이후 심한 복통과 출혈을 겪었지만 서씨는 연락을 받지 않았다. 결국 직접 911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태아를 잃었다.
서씨는 여성이 병원에서 치료받는 동안에도 온라인 약국에 접속해 의료진이 낙태약 투여 사실을 알아낼 수 있는지 알아본 것으로 소장에 적시됐다.
피해자는 같은 해 5월 육군범죄수사국에 사건을 신고했다.
그러나 서씨는 사건 이후 웨스트포인트를 떠나 코넬대로 편입했고 올해 졸업했다. 이어 장학금을 받고 컬럼비아대 공중보건대학원에 진학했다.
AP통신과 캘리포니아포스트 등에 따르면 서씨는 대학원 학기를 마칠 수 있도록 형량 선고를 내년 1월로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으며 검찰은 징역 2년을 구형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씨의 아버지 령 서(Ryung Suh) 박사는 연방 재향군인부(VA) 산하 워싱턴DC 보훈의료센터의 의무실장으로 과거 VA의 전국 보훈의료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VHA)에서 비서실장을 지낸 고위 간부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