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3일(현지시간) 한 CD 테네리페 팬이 FC 안도라의 라리가2 경기 중 충돌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한 CD 테네리페의 헤수스 데 미겔 사진 앞에서 추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페인 프로축구에서 경기 중 선수끼리 충돌한 뒤 충돌 당사자 중 한쪽 선수가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경찰이 사망 선수와 충돌한 상대 선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선수를 상대로 경기 도중 발생한 사고의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2026년 11월 2일(현지시간) 스페인 산타크루즈 데 테네리페에서 열린 라리가2 축구 경기 중 CD 테네리페의 공격수 헤수스 데 미겔이 FC안도라 골키퍼 헤수스 오워노(검정색 유니폼)와 충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AP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 시간) 열린 스페인 프로축구 2부리그(세군다 디비시온) CD 테네리페-FC 안도라 경기 중 테네리페 공격수 헤수스 데 미겔(30)이 안도라 골키퍼 헤수스 오워노와 충돌했다. 두 팀이 2-2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에 오워노가 공을 처리하기 위해 골문을 비우고 달려 나왔는데 마주 달려오던 데 미겔을 미처 피하지 못해 서로 맞부딪혔다. 충돌 직후 쓰러져 심정지 상태가 된 데 미겔은 응급조치로 맥박을 회복한 뒤 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다음 날인 3일 결국 숨을 거뒀다. 오워노는 충돌 직후 레드카드를 받아 퇴장당했고 경기는 2-2 상황에서 중단됐다.
2026년 11월 2일(현지시간) 스페인 산타크루스 데 테네리페에서 열린 라리가2 축구 경기 중, CD 테네리페 공격수 헤수스 데 미겔이 안도라 골키퍼 헤수스 오워노와 충돌한 뒤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다. AP=연합뉴스
스페인 경찰은 이번 사고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데 미겔의 사망 경위 조사에 수사 초점을 맞췄는데, 특히 충돌 과정에서 오워노의 고의 또는 과실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 중이다. 일각에서는 오워노가 달려 나오면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무릎을 들어 올렸고 숨진 데 미겔이 무릎에 부딪혔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스페인 검찰은 “스포츠 경기 도중 발생한 충돌을 형사 사건으로 다루는 건 일반적으로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수들이 경기 중 통상적으로 감수하는 위험 범위 내에서 일어난 사고는 형사처벌 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취지다. 이번 사고에서 충돌 상대자인 오워노의 경우 형사처벌은 면해도 출장 정지 등 리그나 축구협회 차원의 징계를 받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
팬들이 CD 테네리페 소속 헤수스 데 미겔을 기리며 추모의 뜻을 표하고 있다. 그는 라리가 2(2부 리그) CD 테네리페 대 FC 안도라 경기 도중 충돌 후 심정지를 일으켜 세상을 떠났다. 로이터=연합뉴스
과거에도 경기 중 선수 간 충돌로 목숨을 잃는 경우는 드물지 않았다. 1986년 스페인 말라가 골키퍼 호세 안토니오 가야르도는 셀타 비고 공격수 발타사르와 충돌해 머리를 다쳤다. 두개골 골절상을 입고 치료받다 한 달여 뒤에 뇌출혈로 숨졌다. 2001년에는 러시아 CSKA 모스크바 골키퍼 세르히 페르쿤이 안지 마하치칼라 공격수 부둔 부두노프와 머리를 부딪쳤다. 병원으로 이송된 페르쿤은 뇌부종으로 열흘 뒤 사망했다. 2017년에는 인도네시아 퍼세라 라몽간 골키퍼 코이룰 후다가 같은 팀 수비수 라몬 로드리게스와 충돌한 뒤 심장마비로 숨졌다. 주로 공을 잡기 위해 달려 나온 골키퍼와 상대 또는 동료 선수가 부딪히는 경우다. 간혹 헤더 경합 과정에서 충돌해 숨진 경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