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벤츠, 배터리 제조사 허위 안내...차주 1인당 400만원 배상해야”
중앙일보
2026.11.03 23:51
2026.11.04 00:36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이 지난해 11월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벤츠 미래 전략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과 관련해 차주 1인당 400만원을 배상하라는 집단분쟁조정 결정이 나왔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벤츠코리아가 일부 EQE·EQS 차종에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 셀이 탑재됐는데도 CATL 배터리만 적용된 것처럼 소비자에게 안내한 데 대해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4일 밝혔다.
조정 대상 차량은 EQE 500 4MATIC SUV, EQE 53 4MATIC+, EQE 350+, EQE 350 4MATIC, EQS 350 등 5개 차종이다.
해당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 142명은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지난 5월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위원회는 벤츠코리아가 파라시스 배터리 탑재 사실을 판매지침에서 누락한 채 CATL 배터리만 장착된 것처럼 안내했다고 판단했다.
잘못된 정보가 담긴 판매지침을 딜러사에 배포하고 직원 교육을 통해 실제 영업 과정에서 활용하도록 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위원회는 소비자들이 딜러 직원의 설명을 믿고 차량을 구매한 만큼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구매 여부를 결정할 기회를 침해당했다고 봤다.
배상액은 차주 1인당 400만원으로 결정됐다.
위원회는 배터리가 전기차의 성능과 안전성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라는 점과 CATL과 파라시스 간 시장점유율·인지도·기술력 차이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 2024년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이후 파라시스 배터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면서 해당 차량의 교환가치가 하락했을 가능성도 배상액 산정에 반영했다.
벤츠코리아는 조정 결정서를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수락 여부를 통보해야 한다.
벤츠코리아가 조정안을 받아들이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발생한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조정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동일 피해 소비자들도 같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후속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벤츠코리아가 이번 분쟁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 소비자 신뢰 회복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재홍([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