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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도구 줘도 풀고 싶은 문제가 없다…백서인 “인재 교육 바꿔야”

중앙일보

2026.11.03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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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 도구를 모두에게 보급해도 정작 학생들은 이를 활용해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없다 "

백서인 한양대 ERICA 글로벌문화통상학부 교수가 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더그랜드롯데에서 열린 ‘2026 중앙포럼’에서 정형화된 교육의 한계를 지적하며 강조한 말이다.

백 교수는 이날 ‘인재전쟁: AI 시대, 국가와 기업의 운명을 가를 승부처’를 주제로 발표하며 “학생들이 오랫동안 정형화된 교육을 받다 보니 기술 장벽이 무너졌는데도 하고 싶은 게 없다”며 “이게 더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AI 시대에는 기술을 다루는 능력 못지않게 해결할 문제를 스스로 찾아내는 역량이 중요하다는 취지다.

백 교수는 이날 20분의 강연에서 “결국 (AI 시대 국가 경쟁력의) 핵심은 사람”이라고 세 차례 이상 강조했다. AI가 경제와 국방 등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떠오른 데다, 인간처럼 다양한 지적 과제를 수행하는 범용인공지능(AGI)이 발전하면서 AI 선도국과 후발국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백서인 한양대 글로벌문화통상학부 교수가 4일 오후 서울 소공동 더그랜드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앙포럼에서 세션3 발제를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백서인 한양대 글로벌문화통상학부 교수가 4일 오후 서울 소공동 더그랜드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앙포럼에서 세션3 발제를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한국의 현실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백 교수는 “한국은 AI 인재 유출국에 가깝다”며 “한국인이 아닌 외국 인재들이 한국을 찾느냐는 점에서도 아쉬운 대목이 많다”고 말했다. 그가 인용한 영국 이코노미스트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주요 AI 학술대회인 뉴립스(NeurIPS) 발표 논문의 제1저자 근무지를 기준으로 중국은 2152명, 미국은 1810명, 한국은 244명으로 집계됐다. 한국이 3위지만 1·2위와의 격차는 컸다. 별도의 AI 연구자 이동 표본에서도 미국은 2145명 순유입을 기록한 반면 한국은 104명 순유출이었다. 싱가포르는 218명이 순유입했고, 중국은 1729명이 순유출을 기록했다.

백 교수는 “처우나 경직된 제도를 전혀 바꾸지 않고 국제 정세의 변화로 생긴 기회에 우수 인재가 올 것이라며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AI 석학 얀 르쿤이 제시한 적절한 보수, 행정 부담 완화, 우수한 동료 연구진과 산학협력 기회 등을 인재 유치의 조건으로 소개했다.

AI가 인재를 대체하면서 미래의 전문가를 육성할 기회마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백 교수는 “당장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주니어들이 받는 충격은 확실하다”며 “인재를 비용 관점에서 보면 당장은 좋겠지만, 이들이 미래의 시니어로 성장하지 못하면 결국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미리 가르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근본적인 해법으로는 교육 방식의 전환을 강조했다. 백 교수는 “무엇을 왜 만들고 어떻게 관리할지 질문하는 역량을 육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가 75년 전 핵무기가 등장했을 때 ‘기술의 힘을 책임질 인재’를 키우려고 노력한 사례를 들며 AGI 시대에도 인문·사회과학의 역할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단순히 시험을 잘 보는 인재가 아니라 AI를 활용해 새로운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백서인 한양대 교수

백서인 한양대 교수




석경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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