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헌정회 오찬…“개헌 필요 공감하나 국회 합의 바람직”
중앙일보
2026.11.04 00:46
2026.11.04 01:45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장관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대통령 주도가 아닌 국회 중심의 여야 합의를 통한 추진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찬에 참석한 정치 원로들은 여당의 입법 독주와 사법부에 대한 과잉 관여를 경계해 달라고 요청했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4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이날 청와대에서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 등 회장단·임원진과 오찬을 함께하며 국정 운영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오찬에서 상생과 협치, 통합의 정치를 위해 대화와 조정에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다. 분권형 대통령제 전환과 지방분권 강화를 위한 임기 내 개헌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동시대적 환경을 고려하면 현재 헌법이 현대사회에 맞지 않는 옷과 같은 부분이 있다”며 개헌 필요성에 공감했다.
다만 “대통령 주도의 개헌은 국민적 수용성이 낮을 수 있다”며 “개헌을 위해 국회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점도 높은 벽”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합의를 토대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또 이 대통령에게 “용서·화해·포용의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며 야당과의 소통과 협치를 당부했다고 전했다.
특히 “여당의 입법 독주나 사법부에 대한 과잉 관여를 발견하면 말려달라고 요청했다”며 “그렇게 말씀드리니까 고맙다고 했다”고 말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도 오찬에서 논의됐다.
정 회장은 “전작권 환수는 언젠가는 해야겠지만 지금은 신중해야 한다”며 “북한과 미국의 태도를 잘 타협해 나토식 핵 공유도 전작권과 함께 가져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정 회장은 전했다.
헌정회 원로들은 사회 양극화와 사이버 보안, 한일 관계, 경제 성장 등 국정 현안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는 국민 삶의 개선이 목적인 만큼 실용적이어야 한다”며 “국가 정책에도 실용, 중용, 대화가 중요하고 무엇보다 중용지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제 상황과 관련해서는 “국민주권정부 출범 이후 국가 부채와 마이너스 성장 상황을 전환하기 위해 애쓴 결과 경제 지표에 조금씩 여유가 생기고 있다”며 “명목성장률이 20%가 넘을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 역시 국민에게 ‘내 삶의 개선’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밝혔다.
고성표([email protected])